이는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COVID-19) 국내 도입 이후 극명하게 두드러졌다. 백신과 치료제 초기 임상단계 진입만으로 관련 기업의 가치는 몇달 새 수십배까지 폭등했다. 임상 1상에서 품목허가 승인까지 이르는 확률이 8%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평가로 볼 수 있다.
물론 성과도 있다. 결국 자국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 세번째 국가가 됐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점유율이 1%대에 불과한 국내 입장에선 고무적 성과다. 하지만 업계가 보였던 자신감과 당시 쏠렸던 기대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잊을만 하면 제기되는 제약·바이오 '거품론'이 재차 고개를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프로 스포츠 구단은 미래 전력으로 낙점한 유망주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한다.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미래자원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구단의 총애를 받던 유망주도 프로 무대에 데뷔하고 나면 철저히 성과로 평가받는다. 잠재력은 더이상 가치 평가 요소에 반영되지 않는다.
유망산업으로 촉망받던 제약·바이오 산업은 어느새 '국가 신성장동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프로 무대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규제 혁신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겠단 정부 지원은 속도와 강도가 더하는 중이다. 더이상 도전정신과 기대감만으론 부족하다. 이제는 미래 성장동력으로서의 가치를 성과로 증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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