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간암 1차 임상 발표 임박…K-바이오 전환점 계기 '기대'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2.09.0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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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간암 1차 임상 발표 임박…K-바이오 전환점 계기 '기대'


항암 분야 최대 학회 중 하나인 유럽암학회(ESMO 2022)가 오는 9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에이치엘비의 글로벌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결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암 중 발생비율이 6번째로 큰 간암 시장에서 블록버스터 항암제와 경쟁하는 K-바이오의 성공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LB (100,000원 ▲2,700 +2.77%)는 오는 10일 오전 8시40분(현지시간) ESMO 2022에서 글로벌 간암 1차 치료제 최종 임상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앞서 HLB는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을 병용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3개국에서 543명의 비절제성 간암(HCC)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인 '소라페닙'(넥사바)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간암은 5년 생존율이 40% 이하로 매우 낮다. 간은 신경세포가 적어 암이 발생해도 통증이 거의 없어 조기에 진단하기 어렵고 바이오마커를 통한 치료도 어렵다. 이에 2007년 넥사바, 2018년 렌비마, 2020년 아바스틴+티센트릭만 승인을 받았을 만큼 치료제 개발이 까다로운 시장이다. 머크, 로슈 등 세계 최대 제약사들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 등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임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발표가 기존 카보메틱스+티센트릭, 키트루다+렌비마 조합이 임상에서 고배를 마신 뒤 공개된다는 점에서 바이오 업계의 관심이 더 쏠리고 있다. 발표 순서도 임상에 실패한 키트루다+렌비마 임상 결과 발표 뒤로 예정돼 있다.

특히 단일 국가, 단일 인종을 대상으로 한 임상이 아닌 동서양인이 모두 참여한 임상인 만큼 향후 인종이나 발병 원인에 따라 약효에 차이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양에 차이가 없다면 이는 각국에서 신약승인 후 대규모 글로벌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OS는 대조군인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확인한 상태다. 만약 기존 치료제인 아비스틴+티센트릭(19.2개월)을 넘어선다면 간암 치료제 시장의 '베스트 인 클래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


HLB, 간암 1차 임상 발표 임박…K-바이오 전환점 계기 '기대'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할 수 있는 K-바이오 성공 사례 될까…HLB 임상 시스템 '주목'

리보세라닙의 임상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리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기업이 아직 글로벌 단위 임상을 직접 진행해 신약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고, 국산 신약들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경쟁에 밀려 생산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1999년 SK케미칼의 위암 치료제 선플라가 국내 첫 항암제로 시판 허가를 받았지만, 지속된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생산이 중단됐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도 노바티스의 타시그나, BMS의 스프라이셀 등과 경쟁해 밀렸다. 한미약품의 폐암 신약 올리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경쟁해야 했고, 안전성 이슈와 신약 가치 상실 등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결국 국산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조 원을 연구개발비로 쓰는 글로벌 제약사들보다 약효가 압도적으로 뛰어나야 한다. 이번 임상 발표의 OS 결과가 K-바이오에 대한 평가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되는 이유이다.

간암 1차 치료제는 면역관문억제제와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의 높은 상생이 이미 입증된 분야다. 리보세라닙은 신생혈관 내피 성장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가졌다. 또 종양 미세환경을 개선하고 면역관문의 발현을 낮춰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HLB는 기술 수출 없이 두 차례 글로벌 임상을 완료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HLB의 임상 시스템과 협업을 원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경우 신약 개발 기대감이 커지며 회사를 넘어 침체된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에 반등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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