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 승계 속도?…오너 3세, 4년만에 차바이오텍 주식매수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9.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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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회사 '케이에이치그린'도 주식 ↑

차바이오그룹 오너 3세 차원태 부사장이 그룹 지주회사 격인 차바이오텍 (17,180원 ▲140 +0.82%)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동안 자신이 최대주주인 회사를 활용해 영향력을 키워온 데 이어, 올해는 4년 만에 직접 차바이오텍 주식 매수에 나섰다. 다만 회사 측에선 "회사 미래가치 증대에 대한 확신을 담은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차바이오그룹 승계 속도?…오너 3세, 4년만에 차바이오텍 주식매수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원태 부사장과 그가 최대주주인 회사 케이에이치그린은 최근 차바이오텍 (17,180원 ▲140 +0.82%) 주식을 1억원어치씩 매수했다. 이로써 이들의 차바이오텍 지분율은 차 부사장 4.43%, 케이에이치그린 9.96%로 전보다 0.01%포인트씩 올랐다.



차 부사장이 차바이오텍 주식 매입에 나선 건 약 4년 만이다. 차 부사장의 차바이오텍 보유 주식 수는 2018년 전환청구권 행사로 248만6360주가 된 뒤 그동안 변동이 없었다. 지분율만 다른 주주들의 CB(전환사채) 전환,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 등 영향을 받아 소폭 오르락내리락했을 뿐이다.

대신 차 부사장 대신 차바이오텍 지분 확대에 투입된 곳이 케이에이치그린이다. 케이에이치그린은 부동산 임대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차 부사장과 부친 차광렬 글로벌연구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했다. 차 부사장은 이 회사의 지분 4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본래 최대주주는 차 소장이었지만 2018년 지위를 넘겨받았다.



최대주주 변경 후 케이에이치그린은 차바이오텍 보유 주식을 늘리기 시작했다. 2020년 총 5억원을 들여 차바이오텍 주식 2만37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작년에는 287억원 규모 CB 및 BW 신주인수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총 20억원을 들여 10만1573주도 사들였다.

그 결과 케이에이치그린의 차바이오텍 지분율은 2019년 말 6.03%(316만6181주)에서 2020년 말 6.07%(318만9931주), 2021년 말 9.85%(554만4220주)로 빠르게 올랐고, 작년 차바이오텍 최대주주에 올랐다. 올해는 주식을 잇따라 매입, 차 소장과의 지분 격차를 벌리는 중이다. 케이에이치그린은 지난 3월에도 두 차례 걸쳐 총 10억원 어치 차바이오텍 주식(5만5438주·0.09%포인트)을 샀다.

차 부사장의 차바이오텍 지배력 확대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에이치그린의 보유분을 합산해도 차 부사장의 차바이오텍 지분율은 15%가 안 된다. 차 부사장을 포함해 차 소장, 차 소장의 장녀 원영씨, 차녀 원희씨 등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도 현재 31.17%로 마냥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승계 겸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지분 확대가 필요하다.


차바이오텍은 상장사인 CMG제약을 비롯해 차헬스케어, 차메디텍, 차케어스, 차백신연구소 , 차바이오랩, 솔리더스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린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따라서 오너일가로선 차바이오텍 지배력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오너일가(차 부사장)→케이에이치그린→차바이오텍' 구도가 만들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과 관련해 "차바이오텍이 진행 중인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가속화와 파이프라인 조기 상업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회사의 미래가치 증대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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