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 폭등하다 70% 폭락..메타버스 고꾸라진 이유는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김근희 기자 2022.09.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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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株 폭락, 신기술? 신기루?]②

1500% 폭등하다 70% 폭락..메타버스 고꾸라진 이유는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테마는 '메타버스'였다. 메타버스가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메타버스 관련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연초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성장주인 메타버스가 고꾸라지고 있다. 메타버스 관련주에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 시대 급등한 '메타버스' 70% 폭락
2021년 국내 증시에서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관련주인 위메이드맥스 (12,660원 ▼100 -0.78%)가 무려 1500% 폭등하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메타버스 관련주는 지난 한해 수익률 상위권을 싹쓸이하며 초강세를 나타냈다. 주식시장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 찾기에 급급해했고 '메타버스' 단어가 스치기만 해도 주가가 급등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한해 동안 위메이드맥스 (12,660원 ▼100 -0.78%) 주가는 2895원에서 4만6400원으로 1502%나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위메이드 (60,600원 ▼2,100 -3.35%)(814%), 위지윅스튜디오 (2,480원 ▼80 -3.13%)(529%), 덱스터 (7,750원 ▼110 -1.40%)(413%), 엔피 (3,045원 ▼60 -1.93%)(442%), 셀바스AI (18,660원 ▼90 -0.48%)(321%), 펄어비스 (30,350원 ▼300 -0.98%)(174.4%) 등도 메타버스 관련주로 떠오르며 지난 한해 강세를 보였다.

이들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메타버스가 차세대 디지털 기술로 주목 받아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더욱 가속화되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풍부한 유동성과 초저금리에 힘입어 미래가치에 높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을 부여받으며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해 상승세를 반납하고 낙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12월 대부분의 메타버스 관련주가 최고가를 경신했는데 이들 대부분 종목은 현재 최고가 대비 평균 70%가 빠졌다.

최고가 대비 현재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은 위메이드 (60,600원 ▼2,100 -3.35%)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22일(24만5700원) 최고가 대비 현재 5만원까지 주가가 내려 76.8% 하락했다. 덱스터(-75.5%), 자이언트스텝(-73.4%)도 70%대의 하락폭을 보였다. 맥스트(-67.3%), 포바이포(-68.4%), 엔피(-69.5%)도 70% 육박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메타버스, 줄줄이 급락한 이유는
올해 메타버스 관련주는 지난해 강한 상승세를 보인 반동으로 조정을 겪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졌고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산업이 주목받으면서 관련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해처럼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는 메타버스와 같은 성장주가 뜨지만 반대로 올해처럼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는 성장주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금리인상 등이 진행되는 긴축의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고집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이익을 내는 가치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메타버스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적 우려도 작용한다. 메타버스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가시적인 실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 둔화로 사용자들이 야외 활동을 즐기고 메타버스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 데다 지출하는 씀씀이마저 둔화되면서 메타버스 기업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솔루션운용본부 본부장은 "지난해 메타버스 관련주는 성장주 중에서도 훨씬 더 전면에 나서며 무섭게 올라갔다"면서 "때문에 올해와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다른 종목에 비해 변동성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의형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펀더멘털 차원의 매출이나 이익 등의 변화가 크지 않았는데도 메타버스 관련주의 밸류에이션 훼손이 가장 컸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고 금리 인상이 급격히 진행될때는 고(高) 멀티플(multiple) 종목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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