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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는 왜 호주까지 가 '바닷물 광구'를 사들였을까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2.09.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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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7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22 세계가스총회' SK E&S 전시관23~27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22 세계가스총회' SK E&S 전시관




SK E&S가 호주 북부 해상 보나파르트분지에 위치한 광구를 낙찰받았다. 수천킬로미터를 날아가 원유도 가스도 아닌 바닷물(해수) 지층 운영권을 샀다. 심지어 셰브론, 호주 산토스 등 대기업들도 SK E&S와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어찌 된 영문일까.

답은 이산화탄소(CO2) 저장이다. 해수지층이 CO2 저장에 탁월한 안정성을 갖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이 CO2 저장소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SK E&S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광구 운영권 확보 시장에 뛰어들었다. 블루수소(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를 별도로 모으는 수소) 생산 과정에서 꼭 필요한 CCS(탄소포집저장)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SK E&S는 호주 산토스, 셰브론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입찰에 참여한 호주 G-11-AP 광구를 낙찰 받았다고 6일 밝혔다. 호주 정부는 올해 초 총 5개 광구에 대한 입찰을 공고했다. SK E&S와 함께 쉐브론, BP, 토탈, 호주 산토스, 우드사이드 등이 낙찰받았다.



SK E&S가 확보한 G-11-AP 광구는 호주 북부 해상이다. 석유나 가스가 아닌 대염수층이 넓게 분포해 있다. 대염수층은 고염도의 지층수(염수)가 존재하는 지층이다. 염수가 가득 차 있던 공간에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 CO2 저장에 최적화된 지층이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해당 구역은 인접해 있는 광구에서 이미 다수의 가스전 E&P(탐사·생산)가 진행돼 축적된 지층 관련 데이터가 많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탐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SK E&S는 지분 30%를 확보해 산토스(40%), 셰브론(30%)과 함께 앞으로 약 3년간 해당 광구의 잠재 CO2 저장용량 평가 및 사업성 파악 등을 진행한다. 이후 광구를 CO2 저장소로 최종 개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탐사를 통해 사업성이 검증되면 추가 입찰 없이 호주 정부로부터 개발·주입권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서 SK E&S는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WGC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한 산토스 및 셰브론 경영진을 만나 각각 MOU를 체결하고 CCS를 비롯해 탄소중립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호주 CO2 저장소 탐사권 획득은 이와 같은 협력 노력이 구체화된 결과로 이어진 사례다.

호주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고갈가스전 및 대염수층 등에 대규모 CO2 저장 사업을 추진해온 CCS 선도국가다. 이미 관련 법안 및 카본크레딧(Carbon Credit) 제도까지 갖추고 있다.


SK E&S는 G-11-AP 광구에서 CO2 저장소 확보에 성공할 경우, 인근 바유운단(Bayu-Undan) 가스전에서 진행하고 있는 CCS 프로젝트와 연계해 북부 호주 및 동티모르 해상을 한국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글로벌 이송, 저장하는 글로벌 CCS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증가하고 있는 CCS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달성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문상요 SK E&S LNG부문장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CCS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추가적인 CCS 관련 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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