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尹 '형님'이라 부른 적 없어…이재명 진술기회 준 것"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김효정 기자, 정경훈 기자 2022.09.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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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후보자(53·사법연수원 27기)가 5일 "윤석열 대통령과 사적 친분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오는 6일 소환조사 출석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충분하게 진술할 기회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후보자가 사석에서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제보가 있다'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을 사석에서 한번도 '형님'이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며 "정식 호칭만 썼다"고 밝혔다.

이어 '(측근 인사로) 검찰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 "25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하면서 라인이나 측근 같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그랬던 적도 없다"며 "다른 검사들과 모임을 만든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소임을 맡겨준다면 검찰의 공정성과 중립성에서 어떤 의시도 들지 않도록 국민만 보고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살아있는 권력을 공정하게 수사할 각오가 있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국정농단 사건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정성의 이름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맞설 수 있냐'는 질의엔 "맞선다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법무부와 대검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고 생각과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전임 법무부 장관들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해 이 사건에 관해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검찰총장이 다시) 수사지휘를 할 수 있게 되면 총장이 책임지고 수사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2016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관련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박모 변호사와 수차례 통화한 것을 두고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박 변호사가 검사로 재직할 동안 구속기소한 법조 브로커에 대해 문의한 것"이라며 "전임 감찰부장이던 한동수 감찰부장이 문제없다고 결론지었다"해명했다. 그러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이 제일 싫다"며 "검찰총장이 되도록 허락해주면 '감찰총장'이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당시 김현보 당시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에게 법관 비위 관련 정보 등을 전달한 의혹과 관련해선 "(비리 혐의로 수사 중이던) 법관이 재판을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판에서 직무 배제해야 한다, 징계해야 한다, 인사조치해야 된다는 차원에 국한해 사법행정권에 도움을 주는 차원 안에서만 윤리감사관에게 통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사법연수원 동기생인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구속기소했다"며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해 총 11명을 구속기소 하는 등 최선을 다해 수사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소환조사에 관련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 대표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증거와 법리에 따라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 않냐'고 질문하자 "충분하게 진술할 기회를 준 것"이라며 "이 사건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건에서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또 "9월9일(공소시효 만료일)까지 가부간에 사건을 처리해야 할 입장인데 그냥 두고 공소시효가 지나 '공소권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검찰이 이 대표에게) 서면답변 제출을 요청했는데 기한이 지난 뒤에도 아무런 말이 없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서 말해달라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례적으로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에게 호평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 후보자가 "다주택인 적도 없고 위장전입한 적도 없다"고 말하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살아온 이력을 보면 굉장히 선비인 것 같다"며 "골프채도 한번 안 잡았고 굉장히 예외적인, 보기 좋다"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에 대한 주변 평가가 좋다"며 "겸손하다, 원만하다, 굵직한 사건을 처리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역량이 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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