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증 바꿨더니 제조업 벤처 15% 급감..."제조창업 위축 우려"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09.0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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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인증 바꿨더니 제조업 벤처 15% 급감..."제조창업 위축 우려"


국내 벤처기업 숫자가 3만6467개로 지난해 2월(3만9849개) 벤처기업 확인제도(벤처인증제도) 개편 이후 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3만6820개) 이후 최저치다. 벤처기업의 혁신성을 제대로 확인한 결과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제조업 등 일부 업종에는 벤처인증의 장벽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가 운영하는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기준 전체 벤처기업 숫자는 전월 대비 270개 감소한 3만6367개를 기록했다. 국내 벤처기업 숫자는 2021년 2월 3만9849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후 1년5개월째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기부는 벤처기업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벤처인증제도 개편을 꼽았다. 제도 개편으로 보증·대출유형이 폐지되고 민간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혁신성·성장성을 측정하는 혁신성장유형이 신설되면서 벤처기업 기준점이 재무안전성에서 혁신성으로 옮겨간 결과라는 설명이다.

제도 개편으로 정보처리·소프트웨어업 등 IT업종과 연구개발서비스업종 벤처기업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2월 8265개였던 IT업종과 연구개발서비스업종은 지난 7월 8935개를 기록했다. 전체 벤처기업 숫자가 감소하는 데도 불구하고 8.1%가 증가한 것이다.



제조업, 벤처기업 확인제도 직격탄…15.1% 감소
반면 제조업 벤처기업의 경우 제도 개편 이후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2월 2만5809개였던 제조업 벤처기업은 지난 7월 2만1909개로 15.1%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전체 감소폭(8.5%)의 약 2배 수준이다. 벤처업계는 "제조업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초기에는 혁신성보다 제품 완성도나 가격경쟁력 등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경우도 많아 벤처인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제조업의 창업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을 경우 법인세·소득세 5년간 50% 감면, 취득세 75% 감면 등 세제혜택과 코스닥상장 심사기준 우대 등 혜택이 제공된다. 코로나19 이후 제조업 창업이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벤처인증이 어려워지면 위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반기 기준 제조업 창업은 2021년 전년 대비 1.7%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1.7% 줄면서 감소폭이 크게 증가했다.

한 소재·부품·장비 제조 벤처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제조업 스타트업이 점점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이슈, 원자재 가격상승 이슈 등으로 성장이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제조업 스타트업에게는 벤처인증 기준을 완화하는 등 지원방향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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