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생 부산 왕개미 베팅 그 후...69.9% 급등한 추억의 양지사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9.06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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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생 부산 왕개미 베팅 그 후...69.9% 급등한 추억의 양지사


코스닥 단타 논란에 휩싸인 부산 왕개미가 투자한 양지사 주식이 급등했다. 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연초대비 118.6% 상승하며 지난 7월 양지사 주식을 산 부산 왕개미 수익률도 평균매수단가 대비 69.9%를 기록했다.



5일 코스닥 시장에서 양지사 (11,350원 ▼240 -2.07%)는 전일대비 1850원(10.0%) 오른 2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하며 주식시장 투심이 부진한 가운데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했다. 8월 이후 주가상승률만 65.44%다.

지난 7월22일 부산시 동래구에 거주하는 1983년생 김대용씨는 양지사 지분 5.25%를 신규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김씨는 지난 6월 107억원을 들여 신진에스엠 (2,870원 ▼70 -2.38%) 주식을 산 뒤 "경영권 참여와 무상증자 요구"를 외쳤던 슈퍼개미다. 하지만 그는 주가가 급등하자 7월14일 지분 전량을 매도하며 11억원을 차익실현해 '단타 왕개미'로 유명해졌다.

신진에스엠 단타로 '먹튀' 논란에 휩싸였던 김씨는 양지사 주식을 매수하며 이번에는 연말까지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씨의 주식 매수에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뒤 추가 급등한 양지사는 7월 말 주춤하다 8월 들어 상승 흐름을 재개했다. 9월 들어서는 연일 강세를 보이며 2만원대를 돌파했다.


양지사는 이배구 명예회장과 두 아들(이진, 이현) 최대주주 지분율이 75.53%에 달한다. 양지사 또한 14.04% 자사주를 보유했다. 최대주주와 양지사 합산 지분율이 89.57%로 유통가능물량은 10.43%에 불과하다.

유통가능주식 가운데 5.25%를 슈퍼개미 김씨가 매수했기에 양지사는 유통물량이 추가로 줄어들며 거래량이 지극히 부족한 '품절주'가 됐다. 품절주는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부족해 소량의 매수·매도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주식을 말한다.
양지 다이어리 이미지/사진=양지사양지 다이어리 이미지/사진=양지사
지난 7월 김씨는 18일, 19일, 20일, 21일까지 나흘간 주식을 순매수했다. 당시 총 매입금액은 신진에스엠 때와 비슷한 101억7000만원이다.

김씨의 평균매수단가 1만1978원을 고려할 때 이날 종가대비 69.9% 수익률이 발생한 상태다.

앞서 김씨는 양지사 주식 보유목적으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무상증자 및 주식거래 활성화, 기타 주주가치 제고와 자진 상장폐지를 (회사 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해 경영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공시를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무상증자,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한 기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특히 신진에스엠 주식을 3주만에 매도에 '먹튀' 논란이 제기됐던 것과 관련 "양지사 소액주주 및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올해 12월31일까지 주식을 매도(수익실현)하지 않겠다"며 "다만 무상증자가 결정될 경우 권리락 이후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양지사 측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에 "무상증자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진 상장폐지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양지사 측의 답변에 김대용씨는 22일 "본인의 주주제안이 시장에 오해를 줄 수 있고 회사에도 부담이 될 것 같다"며 "회사에서 주주환원계획(무상증자, 자진 상장폐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이상 보유목적을 경영권 행사 대신 단순투자로 변경하겠다"고 추가 공시했다.

한편 양지사는 이배구 명예회장이 1976년 설립한 문구 및 다이어리 전문업체다. 수첩과 다이어리를 제조 판매하며 수출한다. 1996년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굴뚝 기업이다. 현재 이배구 명예회장의 차남 1970년생 이현 대표이사가 양지사를 이끌고 있다. 6월 결산법인 양지사의 지난해(2021년 7월~2022년 6월) 매출액은 448억원으로 전년비 1% 증가했고 영업적자로 1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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