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티앤씨, 재활용·바이오 이어 생분해 섬유 개발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9.0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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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 재활용·바이오 이어 생분해 섬유 개발 나섰다


국내 대표 섬유기업 중 하나인 효성티앤씨가 재활용, 바이오 섬유 상용화에 성공한데 이어 생분해 섬유 연구개발(R&D)에 본격 착수했다. 3대 친환경 섬유 소재를 두루 섭렵해 친환경 섬유 시장에서 진정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주)효성 소속의 효성기술원 내 섬유연구 그룹에 연구용역을 통해 지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생분해성 리사이클(Recycle) 페트(PET) 원사 개발'을 주제로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생분해성 리사이클 페트 원사는 일정 조건 아래에서 매립시 수 년 내 분해되는 섬유를 뜻한다. 석유화학 기반 원료에서 뽑아낸 합성섬유가 분해되는 데 길게는 100년 넘게 걸리는 것 대비 친환경적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현재 생분해성 섬유 상업화에 성공한 곳 중 대표적인 곳은 휴비스다. 휴비스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생분해 폴리에스터 섬유 '에코엔'을 상업화했다. 에코엔으로 만든 생분해 의류는 매립시 일정 온도·습도 내에서 3년 내 생분해된다.



효성티앤씨는 앞서 재활용 원사, 바이오 원사 등을 개발하고 상용화시킨 기술력을 토대로 생분해 원사 개발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앞선 친환경 소재들은 이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효성티앤씨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자원 효율성을 주는 제품을 통한 매출'은 2018년 106억원에서 2019년 231억원, 2020년 315억원, 2021년 644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폐 PET병 및 생산공정 부산물을 재활용하거나 바이오 원재료를 이용한 친환경 원사 제품으로 아직까지는 리젠 등 재활용 원사 제품 매출 비중이 대부분이다.

효성 관계자는 "세계 패션시장의 중심이 유럽인데 최근 EU가 2025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전면 도입을 발표함에 따라 원료와 소재부터 친환경적인 섬유에 대한 글로벌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BAM이란 EU 역내 산업 탄소 누출을 방지하고 EU 역외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배출권거래제 및 탄소세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당초 적용 대상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시멘트, 전기 제품이었으나 올해 통과된 수정안에서는 유기화학물질, 플라스틱, 수소 및 암모니아를 추가했다.

효성티앤씨는 2008년 국내 최초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섬유 '리젠'을 선보인 뒤 의류, 가방, 아웃도어 브랜드 등 다양한 기업들에 납품하면서 매출처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2020년에는 석유화학 원료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로 원사를 만드는 바이오 섬유를 개발한데 이어 올해 8월 세계 최초로 '바이오 스판덱스'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재활용을 넘어 바이오 섬유시장까지 개척한 사례로 평가됐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는 포장지, 화장품, 액체세제 등에는 사용됐지만 스판덱스와 같은 고기능성 섬유제품에 대해서는 기술력 한계로 적용되지 못했었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까지 재활용 원사 등 친환경 섬유 시장에 비교적 일찍 뛰어든 효성이 인정을 받아왔다"며 "재활용 원사, 바이오 원사에 이어 최종적으로 생분해 원사까지 연구개발·상용화에 성공시키는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친환경 섬유 사업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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