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주승우./사진=김동윤 기자
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만난 주승우는 "지인들이 '그걸 못 잡냐'면서 나를 '우당탕탕 주승우'라고 부른다. 동생(2022년 2차 5라운드 주승빈)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어머니께 '형, 연습 더 해야 한다'고 했다더라. 물론 부모님은 '수고했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주승우는 "첫 등판이라 떨리긴 했다. 그 뒤에 데뷔전 영상을 봤는데 대학 새내기 시절처럼 어렵고 풋풋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1루수 김수환의 공을 받으려) 달려갔는데 1루 베이스를 찾다 보니 공에 집중하지 못했다. 넘어진 것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랬다"라고 밝혔다.
키움 주승우(오른쪽)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9회초에서 김인환의 내야 땅볼때 공을 놓치고 있다.
민망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승우는 바로 다음 타석에서 직구와 슬라이더를 활용해 박정현에게 데뷔 첫 삼진을 잡아냈다. 시속 145㎞의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허관회에게는 두 번째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였다. 그렇게 주승우의 데뷔전은 0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끝났다. 주승우는 "(이)영준 형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잘 잡아줘서 결과적으로 무실점이 됐다. 덕분에 재밌는 해프닝이 된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균관대 시절 주승우는 최고 시속 153㎞의 포심 패스트볼과 최고 140㎞까지 나오는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대학 최고의 마무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팀 사정상 마무리로 했을 뿐 서울고 시절에는 선발 투수였고, 체인지업, 커브, 투심 패스트볼,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알아 향후 선발 자원으로도 분류된다.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1군 무대에도 일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쉽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56⅔이닝 동안 53개의 삼진을 잡는 등 구위는 좋았으나, 동시에 36개의 볼넷을 내주는 제구력이 문제였다.
주승우는 "컨트롤에 문제가 있었고, 아직 투구 수가 많으면 구속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면서 "프로에서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 캐치볼 할 때부터 정확하게 던지는 등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한가운데 세게 던져도 된다는 투수 코치님들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구속은 최고 149㎞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1군 데뷔가 다른 드래프트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그 시간은 투수 주승우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고 스스로 만족스러운 공을 던진 지 오래된 것 같아 대학교 때 좋았던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면서 "남은 시즌 불펜에서 자리를 잡고 싶고, 선발 기회가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팬들에게는 "(데뷔전 실책 당시) 팬분들이 괜찮다고 격려를 해주셨다는데 당시에는 긴장해서 그런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신경 써주셔서 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키움 주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