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지명 데뷔전 실책에 연락 폭발 "'우당탕탕 주승우'라던데요"

스타뉴스 김동윤 기자 2022.09.04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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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주승우./사진=김동윤 기자키움 주승우./사진=김동윤 기자


최근 종영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극 중에서 '우당탕탕(표준어는 우당퉁탕) 우영우'라고 불린다. 일 처리를 하는 데 있어 요란스러운 면이 있어 생긴 별명이다. 하지만 우영우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맡은 일을 완수하면서 주인공으로 성장해 나간다.



키움 히어로즈에도 그런 별명을 지니게 된 선수가 있다. 송추초(의정부리틀)-영동중-서울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지명된 주승우(22)다.

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만난 주승우는 "지인들이 '그걸 못 잡냐'면서 나를 '우당탕탕 주승우'라고 부른다. 동생(2022년 2차 5라운드 주승빈)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어머니께 '형, 연습 더 해야 한다'고 했다더라. 물론 부모님은 '수고했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가족 포함 지인들에게 폭발적인 연락을 받은 이유는 지난 1일 고척 한화전 때문이었다. 그날 주승우는 키움이 7-0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중계화면 상에도 긴장한 기색은 역력했고 선두타자 김인환의 1루 쪽 땅볼 때는 베이스 커버 도중 공을 놓쳐 출루를 허용했다. 그 과정에서 우당퉁탕 넘어지게 됐고 그 길로 '우당탕탕 주승우'가 됐다.

주승우는 "첫 등판이라 떨리긴 했다. 그 뒤에 데뷔전 영상을 봤는데 대학 새내기 시절처럼 어렵고 풋풋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1루수 김수환의 공을 받으려) 달려갔는데 1루 베이스를 찾다 보니 공에 집중하지 못했다. 넘어진 것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랬다"라고 밝혔다.

키움 주승우(오른쪽)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9회초에서 김인환의 내야 땅볼때 공을 놓치고 있다.키움 주승우(오른쪽)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9회초에서 김인환의 내야 땅볼때 공을 놓치고 있다.
위기는 계속됐다. 김태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정은원에게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에 첫 실점도 경험했다. 2사 후에는 장진혁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결국 만루 위기에 놓였고 베테랑 이영준이 구원 등판해 3루수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민망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승우는 바로 다음 타석에서 직구와 슬라이더를 활용해 박정현에게 데뷔 첫 삼진을 잡아냈다. 시속 145㎞의 빠른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허관회에게는 두 번째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였다. 그렇게 주승우의 데뷔전은 0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0자책)으로 끝났다. 주승우는 "(이)영준 형이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잘 잡아줘서 결과적으로 무실점이 됐다. 덕분에 재밌는 해프닝이 된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균관대 시절 주승우는 최고 시속 153㎞의 포심 패스트볼과 최고 140㎞까지 나오는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대학 최고의 마무리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팀 사정상 마무리로 했을 뿐 서울고 시절에는 선발 투수였고, 체인지업, 커브, 투심 패스트볼,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알아 향후 선발 자원으로도 분류된다.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1군 무대에도 일찍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쉽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17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56⅔이닝 동안 53개의 삼진을 잡는 등 구위는 좋았으나, 동시에 36개의 볼넷을 내주는 제구력이 문제였다.

주승우는 "컨트롤에 문제가 있었고, 아직 투구 수가 많으면 구속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다"면서 "프로에서 컨트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 캐치볼 할 때부터 정확하게 던지는 등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한가운데 세게 던져도 된다는 투수 코치님들의 조언도 도움이 됐다. 구속은 최고 149㎞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1군 데뷔가 다른 드래프트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그 시간은 투수 주승우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다치지 않는 것이 우선이고 스스로 만족스러운 공을 던진 지 오래된 것 같아 대학교 때 좋았던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라면서 "남은 시즌 불펜에서 자리를 잡고 싶고, 선발 기회가 된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팬들에게는 "(데뷔전 실책 당시) 팬분들이 괜찮다고 격려를 해주셨다는데 당시에는 긴장해서 그런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신경 써주셔서 팬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키움 주승우.키움 주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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