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한 대형마트에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잘못 기재한 사례가 올라왔다. 해당 마트 본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 공지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타가 있었고 이후 40분만에 교체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그 단어'와 헷갈린 힌남노…사실 다른 나라 언어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대형마트의 한 점포에서 '한남노 태풍으로 배송불가지역'이라는 공지를 냈다는 사례가 올라왔다. 힌남노를 한남노로 잘못 기재한 것이다. 해당 마트 본사 관계자는 "본사 차원 공지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타가 있었고 이후 40분 만에 교체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태풍에 먼 나라의 국립공원 이름이 붙은 이유는 라오스를 포함한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함께 태풍의 이름을 정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라오스를 포함해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태국, 미국, 베트남 등 14개국이 태풍위원회의 회원국이다.
태풍에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태풍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예보상 혼동을 막기 위해서다. 한 번 발생한 태풍은 1주일 이상 지속될 수 있는데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있을 수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건 호주의 예보관들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호주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싫어하는 정치인의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예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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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도 사람 이름이 쓰였다. 당시 미국 예보관들은 자기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1978년까지 태풍 이름은 여성의 이름이었으나 성차별 논란이 일면서 이후에는 남성과 여성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다.
2일 낮 12시10분 기준 천리안 2A 기상위성에서 관측한 동아시아 RGB 주야간 합성 영상. /사진=기상청 날씨누리
우리나라가 제출한 10개 외에도 북한이 낸 한글 이름이 10개 더 있다. 북한은 기러기(KIROGI), 도라지(TORAJI) 등의 이름을 제출했다. 지난달 12일 발생해 일본 도쿄 지역을 지나간 올해 제8호 태풍 '메아리'(MEARI)도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태풍은 평균적으로 1년에 25개 정도 발생하기 때문에 5~6년이면 전체 이름이 다 사용된다. 이때는 다시 1번부터 사용하기 때문에 이 주기로 동명이풍(同名異風), 즉 같은 이름의 태풍이 나온다. 지난달 초 수도권 일대 내린 폭우의 원인이 된 5호 태풍 '송다'(SONGDA·베트남 제출)와 6호 태풍 '트라세'(TRASES·캄보디아 제출) 중 송다의 경우 2004년, 2011년, 2016년에도 쓰였다.
모든 이름이 반복되는 건 아니다. 큰 피해를 끼친 태풍의 경우 매년 11월쯤 열리는 태풍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이름을 삭제할 수 있다. 한국에 재산피해액 기준 2위(4조2225억원)를 남긴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MAEMI)가 이런 이유로 영구제명됐다. 북한이 제출한 이름 '매미'는 피해 당사국인 한국의 요청으로 삭제됐다.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힌남노는 올해 처음 쓰인 태풍 이름인데 라오스에서 '녹텐'(NOCKTEN)을 대신해 제출한 이름이다. 2016년 녹텐에 큰 피해를 입은 필리핀의 요청으로 제명돼 녹텐이 지금의 힌남노로 대체됐다.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 다른 나라의 요청으로 퇴출된 사례도 있다. 2020년 19호 태풍 '고니'(GONI)는 필리핀을 관통하면서 25명의 사망자와 400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재산피해액은 4000억원에 달했다. 고니라는 명칭은 지난해 2월 제53차 총회에서 퇴출이 결정됐다. 2003년 '수달'(SUDAL)은 미크로네시아에, 2005년 '나비'(NABI)는 일본에 각각 큰 피해를 각각 당사국의 요청으로 제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