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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쌓이는 반도체주…저가 매수? 생각도 말라[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9.0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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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악재 쌓이는 반도체주…저가 매수? 생각도 말라[오미주]




반도체주에 악재가 겹치며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 전문가들은 많이 떨어졌다고 저가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지 말고 당분간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주력 제품인 GPU(그래픽 프로세상 유닛) 수요 부진에 미국 정부가 기업용 고성능 GPU의 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면서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씨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데인리는 지난 8월30일(현지시간) "반도체 업황이 10년만에 최악의 하강기로 접어들었다"며 반도체주가 2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 기간)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업종의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PC와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데인리는 지금 호황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자동차와 산업 부문에서도 약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차와 산업 부문의 반도체 최종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조정 신호가 목격됐다"며 "경기 침체와 재고 증가를 감안할 때 반도체산업이 10년만에 최악의 경기 하강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몇 주일 사이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주문이 취소됐다고 공시했다.

데인리는 "생산설비는 늘어나고 수요는 약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더 많은 반도체회사들이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 주문이 취소됐다고 공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주, 14년만에 최대 하락
올들어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으로 반도체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되며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하지만 데인리는 앞으로 수요 부진이 뚜렷해지며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자동차와 산업용 반도체에 주력하는 회사는 미국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온 세미컨덕터, 아날로그 디바이스 등과 네덜란드의 NXP 세미컨덕터,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와 무라타 매뉴팩처링, 독일의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등이다.

데인리는 "반도체를 사용하는 모든 기업과 최종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신저점을 경신하면서 추가로 25%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들어 8월31일까지 32.1% 급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의 하락률 24.5%를 웃도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올들어 32% 하락한 상태에서 더 떨어지지 않고 올해를 마무리한다고 해도 48% 폭락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만에 최악의 수익률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지금보다 25% 더 떨어진다면 2008년을 능가하는 역사상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게 되며 지수는 2020년 7월7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게 된다.

美, 中으로 반도체 수출 규제
8월31일에는 장 마감 후에 미국 상무부가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규제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반도체주가 시간외거래에서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 상무부가 지난 8월26일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고성능 GPU를 수출하려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반도체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엔비디아 제품 중 수출 규제를 받는 반도체는 기업용 GPU인 A100과 H100, 그리고 이들 반도체가 포함된 시스템이다.

하지만 향후 엔비디아가 개발하는 반도체 중에서도 최고 성능과 반도체 입출력(I/O)이 A100 이상이면 중국으로 수출이 제약을 받는다.

엔비디아는 앞서 8~10월 분기 매출액을 59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정부의 수출 규제로 매출이 4억달러 가량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분기 매출액의 6.8%로 만만치 않은 규모다.

수출 규제는 러시아에도 적용되지만 엔비디아는 해당 제품으로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없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에 중국 수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수출 규제를 면제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들과 수출 규제를 받는 제품을 다른 반도체로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CNBC가 확인한 결과 AMD도 미국 상무부로부터 성능이 특정 기준을 넘어서는 반도체에 대해 중국 수출시 라이선스가 요구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규제 대상은 AI(인공지능)용 반도체인 MI250뿐이며 매출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 CNBC에 "미국 국가 안보와 대외정책의 이익을 위해 기술과 최종 사용처, 최종 사용자와 관련해 추가적인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해 포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의 근거 중 하나는 탈세계화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전염병이 창궐하고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세계에서 생산비가 가장 저렴한 국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세계화의 이점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밝힌 입장을 보면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세력과 중국, 서구 세력과 러시아간 관계가 악화하며 세계화 후퇴로 인한 생산원가 상승은 물론 각종 무역 규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는 기업들의 매출액에 직격탄이 된다.


지금은 수출 규제의 타격이 엔비디아에 국한된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미중 갈등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알 수 없다.

악재가 터졌을 때 저가 매수는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과 같다. 악재가 충분히 반영되고 주가가 턴어라운드하는 것을 기다린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가 매수는 떨어질 때가 아니라 충분히 떨어진 뒤 올라올 때 하는 것이란 의미에서 '무릎에서 사라'는 증시 격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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