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3남' 신동익, 잇따른 농심 주식 매도… 계열분리 가속화?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2.09.0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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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과 장남, 지난달 농심 주식 연이어 처분

지난해 3월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엄수된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원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사진= 뉴스1  지난해 3월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엄수된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추모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동원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사진= 뉴스1


고(故) 신춘호 농심 명예회장의 3남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과 그 장남인 신승렬씨가 농심 주식을 잇따라 처분하고 있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일각에선 신동익 부회장이 지난 6월부터 메가마트 대표이사직을 맡은 데다 농심과 거래 비중도 줄어 형제간 계열분리가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익 부회장은 지난달 31일과 26일 농심 주식 5858주를 연이어 처분했다. 거래 당일 종가 기준 17억6300만원어치다. 지난해 별세한 신춘호 명예회장으로부터 5만주를 상속받아 15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매각으로 주식수는 14만4142주(지분율 2.37%)로 줄었다.



신 부회장의 장남인 신승렬씨도 지난달 10일과 12일, 18일 세 차례에 걸쳐 농심 주식 3453주를 장내 매도했다. 지난해 신춘호 명예회장으로부터 농심 주식 5만주를 물려받은 뒤 첫 매각이다. 그가 처분한 농심 주식은 당일 종가 기준 10억2300억원어치다.

업계에선 신 부회장 부자의 농심 주식 처분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 신동익 부회장의 계열분리 수순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 6월부터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메가마트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23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선 데다 메가마트의 100% 자회사였던 호텔농심의 호텔사업부문을 지난 5월 농심에 넘기는 등을 통해 농심과 내부 거래 비중을 줄였기 때문이다. 올해 5~6월 농심과 메가마트 간 상품용역 거래 금액도 22억9800만원으로 농심이 당초 예상했던 거래금액 50억원 대비 54% 감소했다. 앞서 신동익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농심홀딩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기도 했다. 신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없다.



농심이 지난 5월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으로 구분되며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등의 규제를 받게 되면서 형제간 계열분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현재 메가마트를 제외하고 농심과 핵심 자회사 태경농산은 장남인 신동원 농심그룹 회장, 포장재를 만드는 율촌화학은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가 지분 31.9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농심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42.92%를 보유한 신동원 회장이다. 메가마트는 지분 56.14%를 신동익 부회장이, 17.70%는 농심근로복지기금이, 8.67%는 율촌화학 근로복지기금이 들고 있다.

다만 농심그룹은 아직 계열분리를 논의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하기 위해선 비용이 많이 들어 당장 진행하기가 쉽지 않고, 내부에서도 현재 논의가 없는 상태"라며 "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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