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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수주 보류' 공사 줄줄이 차질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22.09.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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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수주 보류' 공사 줄줄이 차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도 울상이다. 전쟁 이후 '공사 보류'를 통보받거나 어렵게 착공한 현장도 기자재 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이 지속될 경우 이미 수주를 따낸 프로젝트 지연은 물론 향후 신규 수주의 길도 막혀 어려움이 예상된다.

공사 무기한 보류·진행 중인 공사도 차질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발주처인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공사 잠정 중단'을 통보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5월 말 러시아에서 1000억원 규모의 오렌부르그 가스 처리시설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수주한 EPC프로젝트지만 발주처의 요청으로 이 공사는 무기한 보류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이미 착수한 설계 작업만 완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공사 기간은 내년 3월 말까지다.



DL이앤씨 (39,100원 ▲600 +1.56%)는 지난해 6월에 수주한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부에 위치한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달리 착공은 했지만, 전쟁 여파로 기자재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설계·조달·시공감리까지 단독으로 수행하는 사업으로 2024년 말 준공 예정이었으나 공사 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업체는 예상했다. 발주처인 러시아 석유기업의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프로젝트 수행은 더 늦어질 수 있다.

DL이앤씨 측은 "착공했지만 전쟁의 영향으로 공사에 속도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발주처와 협의해 가능한 범위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하반기 현재 국내 건설사들이 러시아에서 시공하는 현장은 총 21곳으로 진출 업체는 총 14개 사다.

"수 년 동안 공들였는데..." 신규 수주 중단
건설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신규 수주 중단이다. 건설사들은 수 년 전부터 러시아를 포함해 독립국가연합(CIS) 수주에 공을 들여 지난해부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DL이앤씨와 삼성엔지니어링 (22,850원 ▼300 -1.30%)은 지난해 12월과 올 2월, 나란히 1조원이 넘는 러시아 발틱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했다. 수주한 프로젝트 모두 설계·조달을 맡았는데 아직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로 전쟁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길어질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설계·조달에 이어 본 공사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공을 들여왔는데 프로젝트 수행과 추가 수주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러시아에 대한 각국의 제재로 발주처의 신규 투자는 물론 대기 중인 발주도 지연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전쟁 종식 없이 초장기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는 자원 부국이고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고 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언제 재개될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먹거리 확보를 위해 다른 시장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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