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만에 호황기 맞은 조선주…중공업 ETF 상승세 이끈다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9.0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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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조선업계 호황에 중공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승세다. 400억달러에 달하는 역대급 신규 수주에 최근 강달러 추세까지 호재로 작용하면서 조선주는 오랜만에 주도주 반열에 올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공업 ETF가 전체 ETF 수익률 상위에 포진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KBSTAR 200중공업 (12,910원 ▲280 +2.22%) ETF와 TIGER 200 중공업 (4,170원 ▲85 +2.08%) ETF는 전일까지 각각 13.68%, 13.04% 올랐다. 두 ETF 모두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코스피200중공업지수를 추적 대상 지수로 삼는다.



중공업 ETF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주가 10여년 만에 주도주 범주에 들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선주는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른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증시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 막바지에 휘청이는 와중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선박이 2021년 역사상 5번째로 많이 발주가 됐기 때문에 조선업체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예상"이라며 "15~16년 만에 조선업종이 주도주 범주에 들어 왔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125,100원 ▲5,800 +4.86%)대우조선해양 (34,600원 ▲2,400 +7.45%), 삼성중공업 (9,620원 ▲140 +1.48%) 등 국내 대표 조선 5사의 올해 합산 매출액은 3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연간 합산 신규수주는 약 321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연말에 이르면 400억달러, 현재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52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수주에서 요점은 조선사가 생존을 걱정하는 단계를 지났다는 것"이라며 "수주 잔고는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할 만큼 이미 충분히 쌓여있고 급격한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한 2023년까지 잔고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주 잔고가 줄지 않는다면 수주보다 주목할 점은 선가다. 향후 신규 수주가 줄어들면 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공급제약이 선가를 방어할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동안 조선업계에서 이뤄진 구조조정으로 조선 6사의 시장점유율은 2007년 25%에서 지난해 50%까지 증가했다.


그는 "선가에 미치는 변수는 크게 공급과 수요 측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공급에서는 후판가 하락 외 모든 변수가 선가에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수요 측면에서는 LNG 시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협약 영향으로 초호황세를 보이면서 기술적 우위를 보이는 국내 조선사에 수혜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조선업은 수요의 평탄화, 공급제한으로 과거와 같은 사이클 변동에서 벗어나고 있고 환경 규제가 더해지면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3분기 실적부터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사 실적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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