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3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영동대교 방향 3개 차로를 점거하고 참여 인원 15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 측은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와 '노조법 개정'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가압류의 철회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했다.
보수단체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도 같은 시각 맞은편 인도에서 노조 측에 반대하는 취지의 '자유대한민국 체제수호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10여명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행진했다. 단체 측은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 사태를 노동법 개정 등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하이트진로 본사 앞 3개 차로에서 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사진=박수현 기자
태권도 도복을 입은 아들과 함께 길을 걷던 주민 A씨(43)는 "아이가 인근 초등학교에 다녀서 매일 하이트진로를 지나가는데 시끄럽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불편하다"고 했다. 직장인 B씨(37)는 "하이트진로 본사 맞은편 건물에서 일하는데 사무실 안에 있어도 집회 소리가 들려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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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본사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50)는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조용하게 얘기하고 가시려는 손님들이 자주 찾는데 소음 탓에 가게에 왔다가 그냥 발길을 돌리시는 분들도 있다"고 밝혔다. 집회 장소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D씨는"건물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불편하다"며 "시위가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화물연대 측은 지난 24일 오전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농성을 해제했다. 하이트진로 화물 조합원의 파업 105일차, 본사 로비와 옥상 광고탑 고공 농성에 돌입한 지 9일차 만이었다. 다만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 설치된 천막과 옥상 광고탑에서의 농성은 계속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시위는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인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화물연대와 수양물류 측은 지난 29일 20차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다음 교섭은 오는 1일 오전에 진행된다. 화물연대는 기존 운송료로는 인건비, 보험료, 차 수리비, 차량 지입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운송료 인상, 노조원 대상 계약 해지 통보 취소, 손해배상 등 소송 취하,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31일 오후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박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