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연고점 넘보는 원/달러 환율…이주 들어서만 벌써 두차례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2.09.0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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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연고점 넘보는 원/달러 환율…이주 들어서만 벌써 두차례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 들어 벌써 두차례 째 연고점을 돌파했다. 환율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 겨우 국내 증시로 돌아온 외국인투자자들이 다시 떠나며 지수를 주저앉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3원 오른 1350원에 출발해 장 초반 1352.2원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다만 오후 들어서는 소폭 진정되면서



전일 대비 9.1원 내린 1337.6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돌아가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1350.8원을 찍었는데 이번주 들어서만 두 번이나 연고점을 경신한 셈이다.



지난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미국 와이오밍주(州)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초강경 긴축'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강달러세에 불이 옮겨붙는 모양새다. 여기에 유럽 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줬다.

증권가는 최근 환율 급등세의 원인으로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 △유럽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불안 확대 △위험 회피 강화에 따른 달러화 수요 증가를 꼽았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감안할 때 단기간 내 달러화 강세 기조가 누그러지는 어려운 환경"이라며 "달러화 강세 기조 속 환율 고공행진 지속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韓 증시에 '외국인' 유입 영향 줄라…치솟는 환율 어쩌나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문제는 환율이 급등세가 반복되면 증시의 '큰 손' 역할을 하는 외국인투자자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하반기 들어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는데 이같은 전환세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통상 달러가 강한 원화 약세 환경에서 외인들은 환차익을 감안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경향이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순매수세로 전환하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장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희망이 잠깐 보이기도 했다. 지난 상반기(1~6월) 국내 증시에서 19조7740억원 매도우위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은 하반기(7월~지난달 31일) 들어서 5조2601억원 매수우위로 전환했다.

그러나 환율이 거듭 급등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수급개선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연말까지 환율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 138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최 연구원은 "환율은 보다 점진적으로 레벨을 높여갈 것"이라며 "1350원에서 10원씩 고점을 테스트하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뚜렷한 저항선은 부재한 가운데 장기 추이와 실효환율을 바탕으로 봤을 때 상단은 1380원 선으로 가늠된다"며 "하방은 제한되면서 환율은 1270~1380원 내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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