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예산 대폭 축소…모태펀드 5200억→3135억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2.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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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중소벤처기업부/자료=중소벤처기업부


정부가 내년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투입되는 예산을 크게 줄였다. 창업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예산도 크게 감소했다. 정부 중심의 양적 투자에서 민간 중심의 실적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2023년 예산안을 13조5619억원으로 편성했다고 31일 밝혔다. 올해 중기부 예산 18조47억원보다 4조4428억원(24.7%) 감액됐다. 이중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 관련 예산은 9조3860억원으로 올해(14조5441억원)보다 35.5%(5조1581억원) 급감했다.



벤처·스타트업 육성 예산의 경우 1조9450억원으로 올해(3조9570억원)보다 2조원 넘게 줄었다. 중기부 관계자는 "본예산과 내년도 예산안을 구성하는 세부 사업별로 차이가 있다"며 "벤처·스타트업 항목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벤처·스타트업 관련 예산안은 민간 주도 또는 민간 연계 사업에 방점을 뒀다. 민간 중심의 투자환경을 조성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벤처투자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혁신 벤처·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팁스(TIPS)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팁스는 민간 운용사가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면, 정부가 매칭 투자와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팁스 프로그램에 총 378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올해 2935억원보다 대폭 늘었다. 팁스 선발 기업 수도 올해 500개에서 내년 720개로 120개 늘릴 계획이다. 바이오, 인공지능(AI), 항공우주 등 미래선도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한 딥테크 트랙도 신설한다. 딥테크 트랙의 지원 기간과 규모는 기존 팁스(2년간 최대 5억원)보다 대폭 늘어난 3년간 최대 15억원이다.

이외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창업지원 역량이 우수한 대학을 창업중심대학으로 지정해 대학을 스타트업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예산인 5200억원보다 2000억원 넘게 줄었다. 정부는 모태펀드 출자로 6500억원 규모의 자펀드(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모태펀드 예산에는 그동안 자펀드를 통해 걷어들인 회수재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추후 출자사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모태펀드의 자펀드 조성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2021년 모태펀드 회수금 4조5494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77% 급증했다.



아울러 민간 모펀드 조성 기반을 마련해 민간 출자를 이끌 계획이다. 또 실리콘밸리식 투·융자 복합금융 도입을 추진하고, 기업 인수·합병 및 펀드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간회수펀드 확대 조성 및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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