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이리 모이세요."
최근 이 부회장의 소탈한 소통행보가 연일 화제의 중심이다.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으로 경영 족쇄에서 풀려난 이 부회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한 심성을 바탕으로 자신감있게 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핫한 셀럽(셀러브리티, 유명인사)이나 인플루언서 부럽지 않다. 직원들은 "우리회사에 셀럽이!!!" "대박" "가문의 영광" 이라며 환호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족쇄에서 풀려나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이에 맞춰 삼성그룹도 전반적으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수원사업장에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X(모바일경험), 생활가전, 네트워크 사업부 등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직원들의 셀카 요청에 응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정오께 제네시스 G90을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차에서 내린 뒤 황성우 삼성SDS 사장의 인솔을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기다리고 있던 200여명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대박" "멋있다" 등의 말을 건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고, 일부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목인사로 뜨거운 환영에 화답했다. 점심식사를 위해 직원식당을 찾은 이 부회장과 만난 한 직원은 사인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화이팅! 李在鎔(이재용)"이라고 적어줬고, 해당 직원은 "가보로 남기고 싶어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 잠실캠퍼스 구내식당에서 '가마솥 황태 곰탕'을 받아가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의 이 부회장의 행보는 '자유'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재계에선 경영족쇄 풀린 이 부회장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평가한다. 한 삼성 직원은 "(이 부회장의) 최근 모습을 보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면서 "챙기는 사업 범위도 그렇고 임직원들과도 자유롭게 만나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조만간 해외 현장경영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일 재판에 출석한 뒤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에 다녀올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평 의혹 재판과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지만, 내달 8일(목요일)은 추석 연휴로 재판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해외 출장지로는 미국이 거론된다.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예정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2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고, 미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삼성의 투자 계획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1년간 방문하지 않았던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이나 남미를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2030부산세계박람회(2030부산월드엑스포) 특사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그만큼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