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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미' 먹고 탈나 항의했더니 고소장 날아왔다…"블랙컨슈머래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9.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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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미' 먹고 탈나 항의했더니 고소장 날아왔다…"블랙컨슈머래요"




편의점에서 게맛살 제품 '와일드 크래미(이하 크래미)'를 먹고 배탈이 난 소비자가 오히려 1000만원에 가까운 소송비를 물게 된 일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피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을 뿐인데 '블랙컨슈머(구매한 상품을 문제삼아 피해본 것처럼 꾸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로 몰려 소송에 휘말리고 패소한 결과를 책임지게 됐다.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10월16일 오후 경기 안성 'GS더프레시' 마트에서 게맛살 제품 '와일드 크래미'를 구입했다. 유통기한은 10월20일까지였다. A씨는 다음날 저녁 '크래미'를 개봉해 흘러나온 국물을 마셨는데 상했다는 느낌이 들어 내용물은 먹지 않았다. 하지만 밤새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나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A씨는 GS마트에 해당 식품을 들고가 환불을 요구했다. 마트 직원은 곧바로 환불해주며 "몸이 좋지 않으면 병원에 가서 영수증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말했다. 병원에서 A씨는 '급성위염'과 '결장염' 진단을 받았다. 진단서를 마트에 보냈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됐다.



GS더프레시 마트를 운영하는 GS리테일 (29,150원 ▼350 -1.19%)은 크래미 제조사인 한성기업에 책임을 떠넘겼다. A씨는 제품에 대한 항의를 판매사인 GS리테일 측에 했지만, 제조사인 한성기업 (5,660원 ▼20 -0.35%)을 상대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한성기업이 가입한 보험을 담당하는 손해보험사 직원이 지난해 11월 A씨를 한차례 방문했다. 직원은 A씨의 소득을 물어보고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했다. 구체적 보상금 협의는 없었다. 이과정에서 A씨는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크래미' 먹고 탈나 항의했더니 고소장 날아왔다…"블랙컨슈머래요"
지난해 12월 A씨는 한성기업이 보낸 '고소장'을 받게 됐다. 한성기업은 A씨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었다.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보험보상 절차가 진행중인줄 알고 기다리던 A씨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A씨 측은 반소(반대소송)에 나섰다. A씨 측 관계자는 "큰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진정성있는 사과를 기대했을 뿐인데 피해자를 오히려 '블랙컨슈머'로 몰아갔다"고 설명했다.

한성기업 입장은 다르다. 한성기업 관계자는 "여러차례 사과도 하고 협의도 했지만 보상관련 협의에 어려움이 있어 소송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최근 법원은 '원고' 한성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A씨의 복통이 '크래미' 때문인지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크래미 제조사 한성기업이 소비자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 대한 판결을 지난 8월25일 내렸다. 재판부는 한성기업의 청구를 인용하고, 그에 대한 A씨의 반소는 기각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A씨)가 편의점에서 해당제품을 구입할 때 상품이 이미 변질돼 있었다거나 진공포장이 제대로 돼있지 않았다는 등 변질의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피고가 해당제품을 구입한 후 약 27시간 뒤 개봉했는데 그 사이 어떤방법으로 제품을 보관했는지 확인할 자료가 없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A씨는 400만원에 달하는 반소 비용은 물론, 원고 변호사비용까지 감당하고 치료비와 휴업수당 등은 돌려받을 수 없게됐다. 모두 합치면 1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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