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워낙 다루기가 민감하고 까다로운 탓에 널리 쓰이려면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일관된 품질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테면 초고화질 8K(7680×4320 해상도) TV의 경우 심어야 할 마이크로LED 개수가 1억개에 달한다. 이를 일일이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 심는 작업을 하다 보면 패널 군데군데에서 불량화소가 발생한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마이크로 LED TV 생산 시 불량률은 평균 0.01% 정도이다. 즉 디스플레이 하나를 제조할 때마다 불량 LED칩 1만개를 선별·대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존 광발광분광법(PL) 검사는 통상 불량 LED칩 약 8000~9000개를 가려낸다. 하지만 나머지 미세 불량 LED칩 2000~3000개까지는 검출하지 못한다.
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검사법은 이런 불량칩까지 검출할 수 있어 마이크로LED 불량 화소 수리 공정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김 교수는 "마이크로 LED TV가 고가인 이유는 마이크로LED를 옮기고 붙이고 검사하고 다시 수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인데 이번 검사법으로 작업 시간을 줄이면 생산 효율 향상과 함께 원가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LED는 향후 스마트폰과 VR(가상현실) 기기 등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라서 김 교수의 검사법이 확대 적용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김 교수는 이런 기술격차 문제를 '공공연구성과 활용 촉진 R&D(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풀었다. 실험실 아이디어를 시장 수요에 맞게 실용화시키는 후속 R&D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이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나노입자 정렬기술 기반 바이오·전자부품 소재 중개연구단을 이끌고 있으며, 2021년부터 3년간 총 84억원을 지원받는다. 연구단엔 아주대를 비롯해 경북대, 부산대, 에이치엔에스하이텍, 하이텍, 블루비즈, 종근당, 엘리드, 에이엔케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단은 나노입자 대면적 정렬·패턴화 기술을 참여 대학·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아주대는 블루비즈와 함께 이 기술을 토대로 대장균, 살모넬라 등의 병원균을 현장에서 신속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모낭 오가노이드(줄기세포로 만든 장기유사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세포 배양기판을 아주대와 경북대 의과대학이 공동 개발해 국내 화장품 효능평가 기업 엘리드로 선급기술료 4억7000만원과 매출에 따른 별도의 경상기술료 지급조건으로 기술이전했다. 이는 탈모 완화와 양모 효능 관련한 약물 평가에 쓰인다.
김 교수는 "나노입자 정렬기술은 연구개발에만 꼬박 10년이 걸린 성과로 이 기술이 서랍속에 사장되지 않고 시장에 나갈 수 있었던 건 중개연구단 역할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러 대학, 기업이 힘을 합쳐 원천 기술을 다방면에 응용하는 중개연구단의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은 기술 경쟁력을 높여 국가 경제 부흥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당면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이슈를 해결하는 계기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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