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IPO 수, 벌써 지난해 넘었다…열풍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8.30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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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국내 공모주 시장 열기는 여전히 식은 상태다. 이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주에는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실위험이 적고 '대박'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2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에 상장한 스팩만 22개다. 지난해 전체 상장 스팩(24개) 수를 거의 따라잡았다. 다음달 추석 연휴를 전후로 상장예정된 스팩이 2갠데 9월에 이미 지난해만큼 스팩이 상장하게 된다.



대기줄도 길다.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스팩이 6개다. 상장 승인을 통보받고 일정을 준비하는 곳은 9개에 달한다. 올해 총 상장예정 스팩은 37개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30개 이후 3년 만에 30개를 넘어서는 것이다.

스팩은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설립하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증권사는 스팩을 미리 상장시킨 뒤 일반 기업과 합병한다. 기업들은 보다 간편하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다.



올들어 스팩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10개다. 아울러 비스토스(SK5호스팩 (3,200원 ▼205 -6.02%)), 모코엠시스(신한제6호스팩 (1,315원 ▲10 +0.77%)) 등 13개 기업이 연내 상장을 계획중이다.

스팩 IPO는 일반 IPO에 비해 절차가 간소하다. 기관 수요예측이나 IR(기업설명회) 등 절차가 생략된다. 일단 상장한 뒤 스팩 주주들을 상대로 주주총회를 열어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 수익 등 가치로 합병 비율·가액과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 입장에선 기관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 금액이 쪼그라들거나 일정을 철회·연기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요즘처럼 IPO 시장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책이다.


올들어 일반 IPO 방식으로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흐름이 부진하면서 IPO를 추진하던 기업들도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카쉐어링 업체 쏘카가 이달 증시에 입성했지만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했다.

스팩은 테마주처럼 유행을 타기도 한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원금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스팩은 상장 후 36개월 내 인수기업을 찾지 못하면 청산과정에 돌입하는데, 이 때 투자자가 보유한 스팩 주식 1주당 2000원(스팩 공모가)을 돌려준다.

아울러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스팩 소멸 합병' 방식을 허용했다. 스팩이 소멸되고 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스팩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기업이 소멸되는 '스팩 존속 합병' 방식만 가능했다.

이를 통해 상장 후 법인명 변경으로 인한 각종 인허가 재취득 등 부가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스팩 소멸 합병을 사용하는 경우 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나 주주, 증권사 입장에서 스팩투자는 여러 측면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약세장에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상장돼 급등하는 스팩이 아닌 공모단계에서의 스팩 투자라면 잃을 게 많지 않은 투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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