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코로나19 안내문이 놓여있다. /사진=뉴스1
29일 방역당국과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번주 중으로 전문가,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입국 전 코로나 검사 폐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감소세라곤 해도 코로나 재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까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국제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미뤄 볼 때 폐지하는 방향이 유력하단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해외에서 입국할 경우 출발 48시간 전 현지에서 유전자증폭(PCR)검사나 24시간 전 신속항원검사(RAT) 검사를 받아 음성 확인서를 갖춰야 한다. 비용도 적지 않은 데다, 입국하고 나서도 동일한 검사를 받아야 해 불필요한 중복검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방역에 보수적인 일본도 백신 접종자에 한해 면제를 결정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사실상 한국만 시행 중인 뒤처진 규제란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로 국내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해외여행 수요는 예상 외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민 해외여행객은 41만2798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해 16%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여행업계는 해외여행 재개를 시작으로 관련 여행규제가 전면 해제될 경우 코로나 이전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회복세가 더딘 양상이다.
코로나 재유행과 고환율·고물가 등 외생변수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입국 전 검사 리스크로 여행 계획을 세웠다가 취소하는 여행객이 많은 탓이다. 현재는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여행지에서 양성이 나오게 되면 귀국이 어렵다. 이 경우 직장·학업 등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검사와 숙박 등 체류비용 등을 모두 여행객이 부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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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하나투어 (58,800원 ▲400 +0.68%)와 모두투어 (15,880원 ▼550 -3.35%), 참좋은여행 (6,880원 ▼110 -1.57%), 노랑풍선 (7,170원 0.00%) 등 주요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모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대규모 적자 기조에서도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겨냥해 휴직 중이던 직원들을 모두 불러들여 패키지(PKG) 신상품을 기획하고 항공좌석을 확보했지만, 정작 정부 방역규제로 해외여행 심리가 꺾이는 바람에 손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행·항공업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안이 입국 전 검사 해제였다"며 "지금이라도 해제가 되면 다행이지만, 그간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국내 입국규제가 과도한 바람에 여행시장 활성화 지연과 동시에 관광 경쟁력 약화까지 이어질 수 있단 점에서 정부의 결정이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행업계에선 입국 전 검사가 공식 해제되면 연말부터 여행수요가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 자체보단 고환율 같은 비용부담이나 여행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입국 전 코로나 검사 같은 방역규제가 해외여행 수요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입국 전 코로나 검사만 없어지면 4분기를 기점으로 신규 예약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