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 충주공장에서 로봇팔이 전자개폐기 부품을 옮기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지난 25일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통하는 새한의 충주공장에서 만난 조익재 새한 전력기기 영업·구매팀장은 로봇팔에 의해 옮겨지고 있던 전자개폐기 부품 '크로스바 어셈블리 UA-1'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생산성과 품질은 늘렸고 불량률은 싱글 피피엠(100만 개 중 불량품이 10개 미만)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사업을 완전히 전환해 전력기기와 가구부자재라는 든든한 주력 사업군을 갖추게 됐다. 최근 전기자동차 부품과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로봇 사업 진출도 꾀하고 있다. 100억원 근처였던 연 매출은 지난해 555억원을 기록하며 5배 넘게 뛰었다. 30여명으로 시작한 직원 수는 현재 220명에 달한다.
새한 충주공장 내 크로스바 어셈블리 UA-1 자동화설비./사진-오문영 기자
정 대표는 "LS일렉트릭에서 인력 교육과 자문은 물론 자금을 지원해주면서 여기까지 오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새한 역시 품질은 최고, 불량률은 제로로 만들겠다는 일념하에서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거래 당시 1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현재 200억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새한 충주공장 내 스페어 자동 포장 설비. 93g 무게에 맞춰 스페어 부품이 같은 양으로 포장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새한은 정 대표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 의지 아래 LS일렉트릭 노하우를 효과적으로 흡수했다. 새한은 LS일렉트릭이 2020년 협력사 16개 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부터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정 대표가 2015년 독일 쾰른에서 열렸던 전시회를 방문했을 때 선진업체들의 공장을 둘러본 것이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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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복 새한 가구부자재사업본부장은 "LS일렉트릭이 1차 사업에서 MES(전자 생산관리시스템) 적용을 목표로 세웠지만, 당시 새한은 협력사 중 유일하게 이미 MES를 구축했던 상황이었다"면서 "MES 구축 대신 고도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스마트 시험대 등 설치를 제안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진행된 2차 사업 역시 설비 자동화 데이터 구축을 목표로 잡으며 타 협력사를 앞서 나갔다.
새한 충주공장 나사 제조 설비로 1분에 나사 250개를 만들 수 있다. 사진은 둥글게 말려 있는 철사가 기계 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있는 모습/사진=오문영 기자
조 팀장은 "이제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일본 부품 기업도 보고 배우기 위해 공장에 방문한다"면서 "설비가동률 향상이나 불량률 감소와 같은 정량적인 효과도 있지만,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지고 실시간 피드백으로 통제관리를 효율화한 것이 가장 큰 변화"라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종종 대규모 리콜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슈 발생에 따른 조치 역시 빨라졌다"고 전했다.
새한은 이제 기업제조혁신역량 수준 레벨4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정부가 진행하는 등대 사업에 참여해 올해 총 24억원(정부지원금 12억)을 시스템 고도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레벨4는 수집과 분석된 생산정보를 토대로 원인과 해결책을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실시간 제어함으로써 생산 최적화를 구현하는 스마트공장이다. 2025년 IPO(기업공개)도 추진한다.
최 본부장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나날이 심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낮은 인건비의 중국·베트남 업체와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라 말했다. 인력난 해결 부분에 대해서는 "중소업체에게 스마트공장 구축은 기피직종을 선호직종으로 바꾸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라 덧붙여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