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케아도 못버텨…다음달 인테리어·가구 가격 또 '껑충'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2.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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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가구전시장./사진=뉴스1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가구전시장./사진=뉴스1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테리어·가구업계가 가격 인상에 나선다. 코로나19(COVID-19) 특수를 누려던 인테리어·가구 업계는 목재·플라스틱 등 주요 원자재 가격와 물류비 등의 고공행진으로 비용압박을 받아 왔다. 원자재 가격이 올 하반기에도 안정화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다음달 1일부터 인테리어 건자재 단가를 3~7% 인상할 계획이다. 품목별 인상폭은 △욕실(바스) 5.8% △마루 5.0% △문(도어) 3.0% △창호 7.0% 등이다. 품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샘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건 올해만 3번째다. 올해 초 부엌·건자재 제품가격을 4% 올렸고 침대·소파·책상 등도 평균 4% 가량 높였다.



현대리바트도 다음달 1일부터 주방가구 일부품목에 대해 판매 가격을 1%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과 6월에 이어 현대리바트도 세 번째 가격 인상이다. 현대리바트는 주방·거실 제품 가격 평균 5% 올렸고, 가정용과 주방·욕실용 가격 2~4%를 각각 인상했다.

이케아 코리아도 지난 11일부터 전체 제품 10%인 1000여개 가격을 3%가량 인상했고 퍼시스그룹 일룸도 다음달 일부 소파 가격을 최대 9% 인상한다.



주요 인테리어·가구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 인상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구 원자재인 파티클보드(PB) 가격은 1만5000원대로 지난해와 비교해 70% 이상 급등했다. 창호 등에 쓰이는 PVC(폴리염화비닐)도 60% 가량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경제 악재와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정기적인 가격 책정 과정에서 최대한 인상폭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기업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한샘은 지난 2분기 매출액이 500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92% 급락했다. 현대리바트는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3600억7200만원으로 2%가량 늘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주요 목재 원산지인 러시아 전쟁으로 글로벌 수급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가운데 다른 부자재 가격도 계속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마저 하락세를 보이면서 물량 확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목재 뿐만 아니라 물류비와 인건비 등이 급등하면서 비용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하반기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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