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78% '변동금리'…1년새 1인당 이자 130만원↑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2.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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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P' 뛰며 가계이자 부담액 27.5조원 달해
연내 주담대 7% 돌파 전망도…다중채무자 등 '곡소리'

가계대출 78% '변동금리'…1년새 1인당 이자 130만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가계대출 차주의 허리가 더 휘게 됐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가 2.00%p 뛰면서 가계 전체의 이자 부담액은 27조5000억원, 인당 이자 부담은 연간 130만원 가량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곳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와 상환 능력이 낮은 청년층, 자영업자 등의 취약계층은 물론 과거 초저금리 시기 집이나 주식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곡소리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7조9000억원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에서 금리 영향을 직접 받는 변동금리 비중은 지난 6월 기준으로 78.1%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에 예금은행 변동금리 비중을 대입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분(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계대출 이자부담액이 3조4322억원(1757조9000억×78.1%×0.25%) 커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8월 0.50%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0.25%p 인상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지난 1월, 4월, 5월 각각 0.25%p씩 추가 인상했다. 7월엔 물가 급등세를 감안해 0.50%p 올리는 초유의 '빅스텝'을 단행했고, 이달 또 0.25%p 올렸다. 1년 새 기준금리가 2.00%p(0.50→2.50%) 오르면서 늘어난 가계 이자액은 27조4576억원(3조4322억원×8)에 달한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액도 버거울 만큼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인당 연이자 부담이 289만6000원에서 305만8000원으로 16만1000원 가량 늘 것으로 추산했다. 기준금리가 1년 간 2.00%p 인상된 만큼 1인당 연간 이자가 128만8000원 늘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연말 2.75~3.0% 기준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만큼 대출금리 상승세와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업계에선 연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적금 금리도 0.3~0.5%p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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