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R&D 비중이 15%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규모다. 올 상반기 상위 5개 제약사 중 R&D 비중이 가장 높은 대웅제약이 매출 대비 16.6%를 R&D에 투입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본격화하면서 R&D 비용을 303억원으로 직전연도(178억원) 대비 대폭 늘렸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16%였다.
올 상반기 R&D 비용 증가 역시 피라맥스의 임상시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피라맥스 코로나19 임상시험은 회사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대규모다. 신풍제약은 지난 3월 피라맥스의 임상 3상 시험계획에 대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대해 영국과 한국 뿐 아니라 폴란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등에서 142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국내 제약 업계에서는 '제약사는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에 회사의 명운을 건다'고 본다.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참여자 수가 늘어나면서 비용이 대폭 늘어나는 데다가 국가마다 데이터 관리 방식이 달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3상은 환자 수가 늘며 비용이 대폭 늘어나는 데다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데이터 관리 등을 담당 인력들이 숙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제약사의 진입 장벽이 높다"고 했다.
신풍제약 역시 피라맥스 임상시험에 사활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적극적으로 R&D 비용을 늘리면서 회사는 적자를 이어간다.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째 적자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현재 파이프라인 중에서 피라맥스가 가장 대규모 임상시험인 만큼 R&D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클 것"이라며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회사는 오는 12월 피라맥스 임상 3상을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변수 없이 임상을 마치더라도 상용화 이후 피라맥스의 시장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피라맥스 복용 대상인 경증 또는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현재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을 처방받는다. 피라맥스가 이 품목들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추후 변이가 발생한다면 여기에 효과를 가질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피라맥스의 시장성 전망과 관련,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