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사진제공=어도어](https://orgthumb.mt.co.kr/06/2022/08/2022082513467287445_1.jpg)
과거 소녀시대와 원더걸스로 걸그룹 팬덤이 양분되던 시절, 후발 주자였던 2NE1, 포미닛, 에프엑스 등은 두 팀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새로운 것이 인기를 끈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적어도 확실한 취향을 공략할 여지는 충분했고, 그것이 잘 얻어 걸리면서 자신들만의 영역을 키울 수 있었다. "오빠를 사랑해"(소녀시대 '오!') "내가 지나갈 때마다 고갤 돌리는 남자들"(원더걸스 '쏘 핫') 등 이성을 향한 유혹의 제스처가 분명했던 것에서, "내가 제일 잘 나가"(2NE1 '내가 제일 잘 나가') "스타일 하나 하나 모두 다 부럽니"(포미닛 '핫이슈') 등 스스로에 대한 우월함으로 동성들에게 동경심을 불어넣었다.
![(여자)아이들,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https://orgthumb.mt.co.kr/06/2022/08/2022082513467287445_2.jpg)
지난 몇 년 간 쌓인 데이터는 걸그룹의 인기에 몇 가지 공식이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고, 최근에 데뷔한 걸그룹들은 그 안에서 더 좋은 답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브는 '완성형 그룹'이라는 서사로 음악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뮤직비디오에서는 우월감이 느껴지는 표정과 눈빛, 파워와 섹시를 교묘하게 섞은 역동적인 안무, 인간의 영역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신계의 출중한 미모 등으로 팬덤 취향을 저격했다. 규모는 한정되고 경쟁자는 많아지고, 소비자의 기준이 올라간 시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답이 아니라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데뷔한 걸그룹 중 뉴진스가 등장과 동시에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민희진이라는 트렌드메이커와 하이브의 막대한 자본력. 이 두 개의 힘이 합세한 결과물은 당연히 완벽하거나 '완벽에 가까운' 것들을 내놓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랑을 구걸하거나 애원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르시시즘에서 가까우면서 팜므파탈 원형 안에 있는 도취적 매력으로 팬덤의 구미를 당기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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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 사진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https://orgthumb.mt.co.kr/06/2022/08/2022082513467287445_3.jpg)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걸그룹은 팬덤 진영에서 싸우는, 사실상 더욱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완벽에 가까워야 그나마 발이라도 붙일 수 있는 터전이니 이슈는 최대한 지양해야 하고, 때문에 대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선택 덕분에 걸그룹의 노래는 확실히 음악성 측면에선 발전하고 있다. 걸그룹에게 섹슈얼은 어쩔 수 없는 입력값이지만, 이제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팀은 거의 없다. 그 자리에는 이제 건강한 '자기애'가 들어섰고, 그것으로 전쟁을 치르는 걸그룹들은 나름 늠름한 전사의 모습으로 긍정적인 응원을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