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꺾이겠지" 달러 곱버스 몰린 불개미…증권가는 가시밭 경고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8.2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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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역대급 강달러에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이다.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견조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달러 약세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를 사들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미국달러선물 (13,120원 ▲85 +0.65%)' ETF는 전날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3.38% 상승했다. 이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상품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수익을 낸다.



달러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펀드 상승폭은 더 크다.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14,535원 ▲220 +1.54%)' ETF는 이 기간 6.83% 올랐고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14,560원 ▲175 +1.22%)' ETF도 6.70% 상승했다.

최근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134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4월29일(1340.7원) 이후 13년4개월 만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순방향 달러 ETF를 순매도하는 한편 달러 약세 때 수익을 내는 달러 인버스 ETF는 사모으고 있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른 만큼 곧 정점을 찍고 꺾이리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지난 16일부터 23일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8,195원 ▼60 -0.73%)' ETF를 56억원 순매수했다. 이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를 마이너스 1배 추종한다. 이 지수를 마이너스 2배 추종해 '곱버스'라 불리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5,890원 ▼75 -1.26%)' ETF에는 241억원으로 더 많은 자금이 몰렸다.

달러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증권가는 하반기까지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유럽 경제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동반한 경기침체) 우려 등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재료가 많아서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에는 선진국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 압력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 중국 내수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연내 달러화 강세와 연동된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을 고려할 때"며 "레벨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이고 저항선 돌파시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25~27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외환시장 방향성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잭슨홀 미팅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개최하는 경제포럼으로 전세계 통화정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전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주요 인사들은 물가의 추세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기를 일부 제약하는 강한 긴축 스탠스가 타당하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금리에 대한 힌트가 제한적인 만큼 이번 미팅에서 양적긴축에 대한 코멘트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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