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선 대변인이 지난달 1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강 대변인은 "장관들이 모두 스타가 됐으면 좋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전했다. /사진=뉴스1
"언론에 자주 등장해 국민에게 정책에 대해 자주 설명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이 나오자마자 각 부처 장관들은 앞다퉈 브리핑을 자청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브리핑 시스템 'e-브리핑'을 살펴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한 달간 각 부처의 장관이 직접 주재한 브리핑은 총 17건이다. 대통령의 지시가 있기 직전 한 달간인 6월20일부터 7월19일까지 9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중앙부처 공무원 A씨는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스타장관 배출을 주문한 이후 우리 부처 장관님이 신문에 얼마나 비중있게 나왔는지, 방송 메인 뉴스에 나왔는지 여부가 주요 보고거리가 됐다"며 "언론 노출 건수가 다른 부처 장관들과도 비교되는 만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진 윤석열정부 내각에서 '스타'라 부를 만한 장관이 거의 없다는 것도 관가 안팎의 중론이다. 늘상 부처가 해오던, 혹은 해야했던 업무의 전면에 장관이 자주 등장했을 뿐이지 '장관이 나설만한', '장관이라서 가능한' 획기적인 정책이나 발표는 보이지 않는 탓이다. 뭐라도 하다가 하나만 걸리면 된다는 '물량 공세'만 펼치거나 눈에 띌만한 공을 장관에게 '몰아주는' 방식만으로는 스타 장관을 배출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물량공세로 국민의 팬심을 사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역주행이든 뭐든 히트곡 없이 성공하는 아이돌이 없는 것처럼 스타 장관의 탄생 여부는 결국 내용물, '장관급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지난 한 달간 브리핑과 현장행보를 늘려온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혁신적 정책으로 화답하지 못한다면 이같은 부지런함도 사진찍기용 행사에 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