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요구로 여자처럼 머리기른 4살 아들…오은영 "큰 부담될 듯"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2022.08.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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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


엄마의 요구로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는 4살 남아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오케이? 오케이!'에는 기부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는 아이와 엄마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엄마에 따르면 아들 박도하군은 생후 5개월부터 지금까지 머리카락을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았다. 엄마는 "재작년 사촌 동생의 투병 소식을 들었다.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길래 우리 도하가 머리를 예쁘게 길러 가발을 선물해주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전달하지 못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다른 암 환자를 위해 계속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엄마는 아이가 성 정체성에 혼란이 올까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유독 어르신들이 이해를 못 하신다. 아들인데 괜찮겠냐, 괜히 애 고생시킨다, 애 스트레스 받는다, 나중에 자기가 여자라고 하면 어쩌냐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특히 몇몇 사람은 아들의 중요 부위를 만지는 식으로 성별을 확인해봤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사진=KBS2 '오케이? 오케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아들이 본인의 머리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이에 엄마는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망설임 없이 괜찮다고 했다"고 답했다.

다만 오 박사는 "아이가 익숙하고 편할 수도 있지만, 엄마가 좋아해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도하군은 '긴 머리가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저었다.


오 박사는 "머리를 기른다고 해서 갑자기 정체성에 혼란이 오진 않지만, 사람들이 자기를 바라볼 때 자꾸 '여자냐 남자냐' 하는 건 큰 부담이 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하가 자발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없는 나이다. 엄마가 좋은 의도로 시작은 했지만 아이는 엄마 결정을 따르는 면이 있으니까 고려를 해봐야 한다"며 머리를 짧게 자를 것을 조언했다.

결국 엄마는 "도하가 승낙할 때 다시 도전해 보는 걸로 하고, 내일 미용실에 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방송에는 머리를 짧게 자른 도하군의 근황 영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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