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투자 늘리고 인재 더뽑고"…정통 제약 'R&D 우보천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8.2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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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도 "투자 늘리고 인재 더뽑고"…정통 제약 'R&D 우보천리'


주요 제약사들의 올해 연구·개발(R&D) 투자가 일제히 늘었다. 연구개발 인력 규모도 키웠다. 수년째 이어진 R&D '벌크업'(체격을 키우는 과정)으로 올해 세계적 경기둔화도 이를 막지 못했다.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 제품을 여러개 갖춘 글로벌 대형 제약사에 비해 R&D 투자규모는 아직 왜소하지만 하나 둘 신약 임상 성과도 나오기 시작한다. 업계는 잘 키운 신약을 통한 매출을 지렛대로 추후 R&D 규모를 더 늘려 보다 큰 신약을 만들 선순환 효과를 기대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종근당 (110,600원 ▲3,700 +3.46%), 유한양행 (94,900원 ▲6,600 +7.47%), 녹십자 (126,600원 ▲1,600 +1.28%), 한미약품 (306,500원 ▲2,500 +0.82%), 동아에스티 (69,100원 ▲2,300 +3.44%), 대웅제약 (123,500원 ▲1,100 +0.90%), 일동제약 (13,940원 ▲130 +0.94%) 등 7개 제약사의 R&D 투자는 총 5448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규모가 가장 큰 곳은 올해 상반기 R&D에 931억원을 투입한 대웅제약이었으며 녹십자(890억원)와 유한양행(835억원), 종근당(786억원), 한미약품(768억원), 동아에스티(627억원), 일동제약(611억원)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자 증가폭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녹십자였다. 녹십자의 올해 상반기 R&D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증가했다. 동아에스티가 올해 투자 규모를 27.3% 늘려 그 뒤를 이었고 일동제약의 투자 증가폭은 26.2%로 7개 제약사 중 세번째로 높았다.



업계는 R&D를 수행할 석·박사급 연구인력 규모도 키웠다. 올해 상반기 7개 제약사 연구인력 규모는 총 294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증가했다. 늘어난 인력들은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생산 최적화 연구, 안전성 확보, 초기 임상 등 신약 개발 과정에 투입돼 R&D를 이끌었다. 연구인력 규모는 한미약품이 580명으로 가장 컸으며 연구인력 증원 폭은 녹십자가 19.3%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R&D 투자와 인력 확대 폭은 올해 유독 두드러진 것은 아니라는게 업계 전언이다. 다만, 올해 전 세계적 경기둔화로 산업 전반의 투자가 여의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약업계의 이 같은 꾸준한 투자는 주목할 만 하다. 업계는 경기와 무관하게 수 년째 두자릿수대 R&D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수 년간의 꾸준한 투자는 신약 임상 진전으로 반영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과 자가면역질환 신약의 임상 2상과 1상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는 네 번째 국산신약이 될 과민성방광 치료 신약의 임상 3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동아에스티는 특히 신약은 아니지만 판매 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올해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의 미국 임상 1상에 착수했으며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중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일본 허가 심사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유한양행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 관련 다수의 추가 임상을 진행중이며 종근당은 희귀질환 샤르코 마리투스 병 치료 신약의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약 임상 단계가 진척될 수록 관련 R&D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앞으로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 업체별로 추진중인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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