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저출산 속 반짝이는 사업기회

머니투데이 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 2022.08.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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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허청아 올디너리매직 대표


아이 웃음소리가 점점 귀해지는 시대다. 지난해 국내 출산율은 여성 1인당 0.81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저출산은 얼핏 관련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이러니하게도 유아동 시장은 어느때보다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가 귀한 만큼 육아에 대한 투자가 더 커진 탓이다.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4조원을 돌파했다. 각 가정의 양육비 역시 증가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양육비는 97만6000원에 이른다. 이는 평균 가구 소득의 약 19%에 해당하며, 2018년과 비교해도 10만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요즘 아이들을 일컫는 '골든키즈', '금쪽이' 트렌드와 함께 조부모부터 이모, 삼촌, 주변 지인까지 아이에게 집중하는 이른바 '텐포켓' 현상이 더해지면서 유아동 시장은 호황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은 스타트업 시장에도 새로운 도전의 장을 열었다. 실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에듀테크(Edutech), 페어런트테크(Parent tech)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의 그림을 클라우드에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플랫폼 '리틀 피카소'는 서비스 4개월여 만에 이용자수 5000명을 넘겼으며, 영유아 놀잇감에 월령별 발달 과정 개념을 접목한 '올디너리매직' 역시 올 1분기 동안 지난해 전체 매출의 3배에 가까운 실적을 올렸다. 유아교육 및 돌봄 매칭 플랫폼 '자란다'는 올 초 3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스타트업의 등장이 육아 환경의 질적 향상에 실제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출처 없는 정보와 속설로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아이와 '잘' 놀아주기 힘들어 스마트폰, 태블릿PC을 찾는 MZ세대 부모들이 많아진 최근에는 더욱 그렇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미디어 기기 이용이 늘어난 영유아가 66.8%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육아 전문 스타트업들이 내놓는 양질의 놀잇감과 서비스는 이 같은 육아 고민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아동 시장을 혁신하는 육아 스타트업이 더욱 다채롭게 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용감한 도전이 이어질 수 있는 토양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이제 막 싹을 틔우기 시작한 이들 기업은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사비까지 털어 소박하게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이디어의 실현과 사업 운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책적 배경은 물론, 실력과 실적이 입증된 기업들에 대한 다양한 투자 등 민관의 협력과 지원이 꼭 필요한 이유다.

분야별 전문 기술력을 지닌 육아 스타트업의 증가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은 물론 모든 부모의 자신감 있는 육아를 돕는 중요한 반석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다양한 기술이 건강한 육아를 돕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만큼, 이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곧 아이들의 밝은 미래에 비옥한 자양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육아 스타트업의 기량과 노력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새로운 전환기를 가져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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