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흑자를 기록한 시멘트 제조업체는 성신양회와 아세아시멘트 등이다. 반면 다른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C&E와 한일그룹(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삼표시멘트는 영업실적이 역성장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단가인상과 시멘트 수요 증가로 매출은 모두 늘었지만 영업실적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유연탄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미리 확보한 효과가 컸다. 시멘트 업체들은 통상 3개월 분량의 유연탄 물량을 비축해 운영하는데 저가 구매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기 전 미리 확보했고, 올해 1분기까진 비교적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다"며 "다만 2분기에는 저가매수 효과가 반감됐다"고 말했다.
반면 쌍용·한일·삼표 등은 유연탄 급등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쌍용C&E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4.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2%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일시멘트는 같은 기간 매출액 6952억원으로 1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06원으로 19.4% 줄었다. 삼표시멘트도 매출이 29.7%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7.2% 떨어졌다.
시멘트 공급단가를 인상했지만 유연탄 가격 상승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원가에서 유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가량에 달하고 전부 수입에 의존한다. 주요 수입국인 호주산 연료탄 가격은 1톤당 지난해 평균 130달러에서 지난달 400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가격도 1톤당 300달러에 육박해 2배 넘게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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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탄 이외에도 전력비와 고금리·고환율 등 시멘트 원가 비용부담을 키운 악재가 많았다. 특히 지난 6월에는 화물연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공급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비용부담이 커진 쌍용C&E는 지난달 비상경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유연탄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멘트 업계는 추가 단가 인상 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한일현대와 삼표, 성신양회 등이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공급단가를 10만원 가량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단가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