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처분한 KB, 티맵에 2천억 투자…금융·모빌리티 시너지 노린다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2022.08.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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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양사, 연내 대리·물류기사 전용 보험 출시
기업가치 2.2조원 인정…1년 반 만에 2배↑
플랫폼 종사자 전용 보험·대출 계획 중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SKT 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티맵모빌리티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SKT 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SK스퀘어 (80,600원 ▲2,800 +3.60%)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KB국민은행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2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출범 2년이 채 되지 않아 몸값을 두 배로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양사는 이를 시작으로 금융과 모빌리티를 결합한 협력 사업을 확대한다.

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 지분 8.3%를 확보하며 4대 주주이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섰다. 국민은행뿐만 아니라 KB손해보험·캐피탈·카드 등 다양한 KB금융 계열사들이 티맵모빌리티와의 협업한다.



/자료=티맵모빌리티/자료=티맵모빌리티
이번 투자로 티맵모빌리티는 총 2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2020년 말 분사 당시 1조원이었던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여러 분야와 협업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고, SK스퀘어 등 ICT 패밀리와의 시너지도 상당히 주효했다"며 "금융과 모빌리티를 연결한 신개념 서비스를 보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번 투자금을 모빌리티 사업 역량 강화 및 관련 생태계 확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개발자 채용과 티맵(TMAP)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맞춤형 금융 상품 개발에 자금을 투입한다.

이번 투자는 모회사인 SK스퀘어와 국민은행이 지난 6개월간 협업한 '볼트온 투자'의 결과다. 볼트온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 연관성이 큰 다른 기업을 인수 또는 협업하는 전략이다. 양 사는 지난해 12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및 상생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고 손발을 맞춰왔다.


앞서 KB국민은행은 19일 블록딜을 통해 카카오뱅크 주식 약 3800만주 중 1476만주, 금액으로는 4236억원 어치를 처분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8.0%에서 4.9%로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주식을 처분한 KB국민은행이 다시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인 우티의 모회사 티맵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금융+모빌리티 시너지…UBI 경험 살린 플랫폼 보험 출시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티맵모빌리티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이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양사가 가장 먼저 선보일 상품은 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통합 보험 상품과 대출 상품이다.

티맵모빌리티는 KB국민은행과 협업으로 대리·발렛·탁송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통합 보험 상품을 준비 중이다. 현재 대리나 발렛, 탁송 기사 등 플랫폼 종사자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보험을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안고 있었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은 "통합 보험 상품은 현재 KB금융그룹과 논의 중"이라며 "(상품 출시를 위해서는) 금융 당국과 협의가 필요한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버나 그랩의 경우 플랫폼 종사자들에게 유사한 금융 혜택을 제공한 선례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허가에 대해서도 자신했다. 그는 " UBI(운전 행태 기반 자동차 보험, Usage-Based Insurance) 등 모빌리티 데이터를 보험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데이터로 대안 신용평가 모델 만든다
(왼쪽부터)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 송재승 SK스퀘어 MD, 양성우 티맵모빌리티 CBO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티맵모빌리티(왼쪽부터)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담당,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 송재승 SK스퀘어 MD, 양성우 티맵모빌리티 CBO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플랫폼 기반 대출 상품은 씬파일러(Thin Filer)로 분류되는, 신용 정보가 부족한 대리·탁송·발렛 기사들에게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자사 화물플랫폼에 이같은 대출 모델을 적용한 '플랫폼 론'를 선보였다. 티맵모빌리티의 자회사인 YLP가 이 대출서비스를 활용해 화물주와 차주간의 정산 주기를 한 달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티맵모빌리티는 플랫폼 론과 처럼 티맵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플랫폼 종사자 대출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이를 자사 뿐아닌 다른 중소형 플랫폼 기업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 밖에도 KB의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에 모빌리티 데이터를 적용하고 주차·발렛 결제 서비스 등도 논의하고 있다. 또 전국 900여 개의 KB금융 지점을 티맵 주차나 발렛, 전기차 충전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성장전략 담당은 "플랫폼 종사자 중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이나 금융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 근무 일수나 업무 활동 내용, 고객 피드백 등 모빌리티 플랫폼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고, 금융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민은행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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