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특허 만료를 앞둔 올해 초부터 업계에서는 테라젠이텍스 등 일부 제약사가 이미 카나브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받고 제네릭을 준비 중이다. 물질 특허보다 훨씬 뒤에 만료되는 '혈압 강하용 약제학적 조성물' 특허(2031년 8월 8일 만료)를 두고는 이미 소송전이 한창이다. 40여개 제약사가 특허심판원에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했다. 이중 30개 이상 제약사의 청구가 기각됐지만 일부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보령에도 이 같은 도전은 최대 난관이다. 보령의 매출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성장했다. 올해도 17년 연속 성장이 유력하다. 보령의 상반기 매출은 이미 전년보다 23.4% 증가한 3427억원을 기록했다. 카나브의 약진이 성장의 발판이 됐는데, 내년을 기점으로 제네릭의 도전을 받게 되면 이 같은 매출 연속 약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다른 적응증을 더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보령 관계자는 "치료 영역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의료 현장에서 카나브가 더욱 더 폭넓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성분을 섞은 복합제 제품군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출시한 고혈압 3제 복합제 '듀카브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카나브의 주성분 피마사르탄을 기반으로, 칼슘채널차단제(CCB) 암로디핀과 이뇨제인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섞었다. 카나브 단일제나 기존의 2제 복합제였던 듀카브(피마사르탄과 암로디핀)로도 혈압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에게 더욱 강력한 효과를 보여준다. 이 같은 카나브 자체 경쟁력 강화를 통해 카나브 제품군 매출을 2026년까지 지난해의 두 배인 2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하지만 이 같은 카나브 자체 경쟁력 강화를 통한 정공법도 영원히 이어지진 못한다. 언젠가는 특허가 열리고 시장을 나눠야 할 시점이 온다. 크게 보면, 약 가격이 내려가 환자들의 접근성이 올라가는 순기능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제 2의 카나브'가 나와야 하는 셈.
보령은 이를 위해 항암제 영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항암신약에서는 면역항암제 겸 표적항암제 'BR2002'의 가능성이 보인다.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성 림프종을 타깃으로 한 이 물질은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이 진행 중이다. 비호지킨성 림프종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만 11조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력있는 항암 브랜드 인수에도 나섰다. 이른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이다.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생산, 허가권, 유통권 일체를 인수하는 전략이다. 항암제 '젬자'가 LBA의 대표 사례다. 보령제약은 2015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젬자 유통권을 확보한데 이어 2020년에는 국내 독점 제조·판매 권리까지 인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이미 제약업계 항암제 매출 1위 기업으로 탄탄한 영업력을 갖춘 상태"라며 "신약 라인업까지 갖춰지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