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의 속도 비결은 '디지털 전환'이었다. 모더나는 전통 바이오 업계와 달리 개발·생산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로봇공학, 머신러닝 등에도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개발·생산을 효율화했다. 디지털화와 자동화의 중요성이 떠오르며 대형 바이오기업들은 물론 대학이나 연구기관 등 소규모 바이오 연구실에서도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바이오 실험실 자동화 로봇…실험실 90%가 대상 시장"
그러나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자동화 장비를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자동화 로봇들이 1대당 수억원의 고가 장비여서다. 변수 제어의 출발점이지만 단순 작업인 액체 흡입·분주 자동화에까지 수억원을 투입할 실험실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실험실의 90% 가량은 여전히 액체 흡입·분주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반레벨 자동화에 수억원대 장비 불필요…최적화 통해 시장공략"
에이블랩스 팀원들 /사진=에이블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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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에이블랩스는 노터블의 시장 반응으로 성능을 증명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단백질 정제 공정에 노터블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에도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바이오 벤처기업 6곳이 노터블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타깃 시장 규모도 크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실험실 자동화 시장의 규모가 2019년 42억달러(5조5800억원)에서 연평균 5.2%씩 성장해 2025년에는 55억달러(7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표는 "대학이나 연구기관을 합치면 국내 시장 규모만 3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설립 1년 만에 삼바에 납품…무서운 성장 속도"
에이블랩스가 지난해 12월 스타트업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니콘하우스 시즌1'에 참여해 2개월간 퓨처플레이의 액셀러레이팅을 받고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최재웅 퓨처플레이 이사는 "후속 투자를 진행할 때는 이전 투자했을 때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며 "시드 투자를 했을 때만 해도 로봇 컨셉밖에 없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제품을 양산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납품까지 했다는 것은 상당한 성장 속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제품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주고 있어 시장에 대한 확신도 더해졌다"고 덧붙였다.
성과가 증명될 경우 추후 글로벌 바이오 실험장비 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바이오 장비 기업들은 대부분 직접 개발 대신 스타트업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과 제품군을 넓히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서다. 아직 회수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해외 기업 몇 곳은 에이블랩스의 제품과 전략 등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 대표는 앞으로 해외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다음 달 보스턴에서 열리는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 'RESI'에 참가해 IR 피칭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내년 2월부터는 바이오 자동화 전시회 등에 본격적으로 참가해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해외시장을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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