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5%대로 올릴듯"[금통위폴]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김주현 기자 2022.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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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5%대로 올릴듯"[금통위폴]


한국은행이 이달 말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대 초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머니투데이가 19일 국내 증권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오는 25일 발표될 한은의 수정경제전망에 대한 조정 여부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한은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4.7%에서 5%대 초반으로 0.3%포인트(p) 이상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때 이창용 한은 총재도 밝혔듯이 당분간 6%대 물가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는 5.2% 정도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이 꼽은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의 배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한국 수해피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기대심리 오름세 등이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처럼 정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한두달 더 늦어질 것으로 보여 아직까지는 물가에 대한 중앙은행 안정노력이 필요한 구간"이라며 "공급쪽 물가 부담이 둔화되고 있지만 수해 피해로 농산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가 한은이 예상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안정되고 있어 물가 전망은 크게 올리지 않은 4.8%로 예상한다"며 "세계 경기 하락세로 인한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도 추가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고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물가상승률이 2%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은은 우리나라의 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 시점을 9~10월쯤으로 봤다.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한국은행은 이같은 6%대 고물가 흐름이 최소 10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국제유가 등 해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는 상승세가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은 2.5% 안팎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요국의 경기 둔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올 1분기(-1.6%)와 2분기(-0.9%)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국내 경제 역시 위축 우려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5월(101.95)을 기록한 뒤 13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인데 수치가 기준선인 100 아래라면 최소 반년뒤부턴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분기(0.6%), 2분기(0.7%)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성장률 2.7%를 달성하려면 나머지 3, 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0.3% 성장해야 하지만 중국과 미국 경기침체 등 경제 하방 위험이 큰 상황이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코로나19(COVID-19)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며 민간소비가 선방했지만 남은 3,4 분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소비,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지난 7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2%으로 하향 조정했고, 한국 전망치도 3.0%에서 2.5%로 낮췄다. 지난 4월(2.5%)에서 0.2%포인트 더 낮춘 것이다. 정부의 전망도 그닥 밝지 않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2.3%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기존(2.7%)에서 0.4%포인트(p) 낮춘 2.3%으로 수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이미 미국은 기술적 의미 경기침체 들어갔고 가장 큰 교역대상국의 중국으로의 수출물량이 줄고 있어 우리나라가 수출의존도가 크다는 그 점에서 심각한 (경기 둔화의) 위험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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