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전문' 자회사 두 곳 만드는 현대모비스…왜?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2022.08.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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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전문' 자회사 두 곳 만드는 현대모비스…왜?


현대모비스가 모듈과 부품 제조 영역을 전담할 2개의 생산전문 통합계열사 설립을 검토한다고 18일 공시했다. 현대모비스는 법인설립 후,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기존에 생산전문 협력사를 통해 운영해오던 국내 모듈공장과 핵심부품공장이 2개의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로 각각 통합된다. 울산과 화성, 광주 등지의 모듈공장 생산조직은 모듈통합계열사(가칭)로, 에어백·램프·제동·조향·전동화 등 핵심부품공장 생산조직은 부품통합계열사(가칭)로 재배치된다.

신설하는 모듈통합계열사와 부품통합계열사는 각각 독립적인 경영체제로 운영하며, 현대모비스의 주요 제품 생산운영에 최적화된 제조와 품질역량 확보에 주력하게 된다.



이번 통합계열사 설립은 미래 모빌리티 부문과 제조 부문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차원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유연하고 민첩한 경영환경을 구축하고, 급변하는 모빌리티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의 사업구조는 그대로 유지된다. 기존 외부 생산전문 협력사에 의존하던 생산을 계열사로 편입해 제조 역량을 제고하고, 주력 제품에 대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대응을 위한 핵심기술과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으로 생산과 관련된 설비 및 인력 운용은 신설법인이 전담하면서 제조기술 내재화에 주력한다.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기술 확보와 제품개발, 이에 필요한 양산화 작업에 집중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민첩한 미래 모빌리티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겠다는 복안이다.


통합계열사는 향후 독자적인 영업 능력 확충 및 글로벌 생산 거점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 대상으로 플랫폼과 시스템 단위 부품까지 위탁생산을 확대한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수립했다. 국내 주요 생산거점을 통합 운영하는 전문성을 갖춘 독자 기업으로서 규모의 경제도 함께 실현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생산부문 독립 경영, 이미 트렌드"…'불법 파견' 문제 정면 돌파 카드라는 해석도
(서울=뉴스1) = LG전자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부문 중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되는 사업부문은 모터/PE(Power Electronics), 배터리 히터(battery heater), HPDM(High Power Distribution Module), PRA(Power Relay Assembly), DC 충전박스(DC Charging Box) 및 배터리/배터리팩 부품 관련 사업 등이다. (LG전자 제공) 2020.12.23/뉴스1  (서울=뉴스1) = LG전자는 23일 전기차 부품 사업부문 중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분할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주식회사'(LG마그나)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되는 사업부문은 모터/PE(Power Electronics), 배터리 히터(battery heater), HPDM(High Power Distribution Module), PRA(Power Relay Assembly), DC 충전박스(DC Charging Box) 및 배터리/배터리팩 부품 관련 사업 등이다. (LG전자 제공) 2020.12.23/뉴스1
현대모비스는 생산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경영전략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트렌드라며 이번 계열사 설립의 배경을 설명했다.

2020년 12월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문 합작사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마그나는 오스트리아 생산 전문 자회사 마그나 슈타이어를 운영 중이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BMW 등의 차량을 위탁 생산해왔다. 꾸준히 성장해 연간 생산 규모는 25만대까지 커졌는데, 이는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 중 최대 규모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각 사별 미래사업 핵심 영역은 모회사를 중심으로 별도의 계열사는 독립적인 생산경쟁력을 갖춘 핵심부품 전용 공급사로서 동반 성장하는 방식이 하나의 추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근 제조업 부문에서 꾸준히 제기된 불법 파견 문제를 자회사 설립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법원이 파견근로자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포스코에서 근무하는 협력업체 근로자를 포스코가 직고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최근 완성차 업계에서도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협력사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에 속한 현대제철도 지난해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 상당수를 고용하며 불법 파견 문제를 해결했다. 현대모비스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으려 했던 게 아니냐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래차 경쟁력 강화 계획을 설명하고, 이 같은 중장기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오는 9월 임시이사회를 통해 신규법인 설립 안건을 최종 승인하고, 오는 11월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당사는 미래 모빌리티 패러다임 대응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최종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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