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경우 모델3·S·X·Y 등 전 차종이 포함됐다. 제너럴모터스(GM)는 쉐보레 볼트 EUV·EV, GMC 허머 픽업·SUV, 캐딜락 리릭 등 5개 모델이 세액공제 대상이다.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슬러 패시피카 PHEV, 지프 그랜드체로키·랭글러 PHEV 등 3개 차종, 포드는 이스케이프 PHEV, F 시리즈, 머스탱 마하E, 트랜짓, 링컨 에비에이터·코세어 등 6개 모델이다. 루시드는 루시드 에어 1개 차종, 리비안은 EDV·R1S·R1T 등 3개 모델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나마 독일 3사가 BMW 3시리즈와 X5,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 등 각각 적어도 1개 차종이 보조금을 받으면서 선방했다. 1931년 이후 미국 자동차 판매량 1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GM을 꺾고 지난해 선두를 차지한 토요타는 보조금을 받는 모델이 없다.
올해 1분기 미국 브랜드를 모두 앞지르며 전기차 점유율 2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목록에서 제외됐다. 2010년 출시 이후 12년간 17만대 판매에 그친 닛산 리프만 아시아 기업 모델 중 유일하게 세액공제 대상이 됐다. 6개 중 나머지 하나는 중국·스웨덴 업체인 볼보 S6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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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 드러낸 미국…시장 선점효과 누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내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부품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의 원자재를 일정 비율 이상 넣어야 한다. 미국 완성차업계는 북미 최종 조립 여건을 비교적 손쉽게 갖출 수 있기에 우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둘 다 해결해야 하는 한국·일본·독일 완성차업계에는 비관세 장벽이 또 하나 추가된 셈이다.
미국 완성차업계는 세액공제 대상 차량이 준다며 인플레 감축법을 비판해왔지만 내심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다. GM·포드·토요타·폭스바겐이 함께 소속된 '자동차혁신연합'은 이번 법안을 비판해왔지만 GM은 지난 1일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 우선주의'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GM은 성명에서 "인플레 감축법에서 추진하는 프레임워크에 고무됐다"며 "일부는 하루아침에 이루기 힘든 어려운 내용이지만 우리의 대규모 투자와 적절한 시기에 추진되는 정부 정책이 미국을 전동화 글로벌 리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노골적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보다 더한 조치"라며 "강대국이 칼자루를 쥐고 휘둘렀는데 앞으로는 이런 법안들이 유럽연합(EU)이나 동남아 등 각지에서 많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모든 국가가 자국 이익 우선주의로 가고 있다"며 "중국의 생산 보조금처럼 미국도 대규모로 자금을 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중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양국 사이 넛크랙커(호두까기) 신세가 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통상·산업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