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1000만원 제외" 현대차그룹株 줄줄이 '된서리'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8.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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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 1000만원 제외" 현대차그룹株 줄줄이 '된서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제 혜택 대상에서 한국 완성차 업체가 제외됐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에서 현대차그룹주 주가가 이틀째 하락세다.



18일 오전 9시1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 (233,000원 ▼4,000 -1.69%)는 전일대비 5000원(2.63%) 내린 18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기아 (110,200원 ▼1,800 -1.61%)도 1.91% 하락한 7만7200원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255,000원 ▼6,500 -2.49%)는 4.14% 하락 중이며 현대위아 (56,700원 ▼200 -0.35%)도 2.44% 내리는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이번 법안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달러(원화 환산시 984만원)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단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미국은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자국 내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주가가 하락세다. 현재 미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아이오닉5, EV6, 코나EV, GV60, 니로EV 등 현대차·기아 전기차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70% 이상의 완성차 업체가 현재로선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생산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가격 제한으로 인해 테슬라 벤츠 아우디 BMW 포르쉐 등 현대차그룹의 경쟁사 전기차 모델 대부분도 보조금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로 그간 유럽, 중국에 뒤쳐졌던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본격 개화할 전망"이라며 "다만 대부분의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단기적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의 지급 조건에서 차량 가격은 완화된 반면 소득 기준은 강화됐다. 전기차 보조금은 세단·왜건 5만5000달러, 밴·SUV·픽업트럭 8만달러 이하 차량에만 적용된다. 신차 보조금 수령이 가능한 가구당 연소득 수준도 1인 기준 15만 달러 이하, 맞벌이 기준 합산 30만 달러 이하로 제한해 소득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김 연구원은 "생각보다 전기차 소득 기준이 까다롭고 가격 장벽이 생겼기 때문에 고가 위주의 현재 전기차 출시 라인업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라며 "향후 보조금 수령을 염두에 둔 중저가 모델 출시가 늘겠다"고 판단했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중국 견제와 미국 내 생산 지원을 위해 소재와 생산지 요건이 강화됐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리튬과 코발트 같은 배터리 광물 소재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에서 추출되거나 가공돼야 한다. 전기차와 배터리 부품 생산과 조립도 상당 부분 북미에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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