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구 과학문화칼럼니스트
2021년 3월10일 메타버스 게임기업 로블록스는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해 단숨에 가장 핫한 관심주로 떠올랐다. 로블록스는 투자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메타버스 대장주로 등극했다. 코로나19가 닥친 1년 새 기업가치는 7배 이상 뛰었고 상장 첫날부터 주가는 고공행진을 했다. 첫날 69달러였던 주가는 7개월 후 141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고점 기준으로는 시가총액이 약 840억달러, 100조원이 넘는다. 한국 시총 2위 LG에너지솔루션과 맞먹는다. 하지만 증시약세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주가는 계속 떨어졌고 2022년 5월에는 21달러까지 추락했다. 지난 8월12일 현재 51달러로 시총은 39조원 규모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의 카카오와 비슷한 정도를 유지한다. 52주 최저 21달러와 최고 141달러는 약 7배 차이로 등락폭이 매우 크다. 시장이 안정적이지는 않다는 뜻이다. 로블록스 주가전망은 메타버스 기술의 미래와 직결되기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 증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전망에는 비관론, 낙관론이 혼재한다. 그간 메타버스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컸고 투자심리도 과열됐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반짝 나타났다가 일순간 사라지는 신기루라고 하기엔 너무나 혁신적인 기술이고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다. 굴지의 빅테크 기업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플랫폼'으로 바꾼 것은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현재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를 비롯해 제페토, 이프랜드 등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은 엄청난 이용자를 보유했다. 네이버의 제페토는 최근 글로벌 가입자가 3억명을 넘었다. 대부분 이용자는 10대 청소년과 MZ세대다. 로블록스의 경우 미국 초등생 대부분이 가입해 '초등생의 놀이터'로 불리며 DAU(일일적극이용자수)가 5000만명에 육박한다. 지금도 로블록스나 제페토에서 게임을 만들거나 마케팅을 통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수익을 내는 크리에이터가 적지 않다. 메타버스가 지속 가능한 기술이 되고 새로운 미래가 될지는 메타버스 생태계에 달렸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회생활과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직업적으로 돈을 버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져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메타버스는 충분히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지금 메타버스를 즐기는 청소년이 자라나 경제활동을 할 때쯤 메타버스는 어느새 돈을 쓰고 벌고 즐기고 소비하는 대안의 경제활동 공간이 돼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