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막스 베버는 국민의 불신과 거래소 폐쇄 주장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그는 '거래소'라는 논문에서 선물거래는 가격변동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정적인 보험수단이며 거래소는 거래비용을 축소시키고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열강에 비해 낙후된 독일이 부강해지려면 자본시장의 발전이 수반돼야 하며 시장 참여자의 '신뢰'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었다.
자본시장의 신뢰를 공고히 하려면 공시제도와 불공정거래 규제제도 두 축이 제대로 서야 한다. 자본시장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시장의 신뢰를 함께 손상시킨다는 점에서 타 사기행위와 달리 중대 범죄로 취급하며 자본시장법은 기망에 의한 이익취득이 없어도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 처벌이 가능토록 허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출범시키고 내부자거래의 사전공시의무 부과,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시장참여제한 등 다양한 제재수단 도입을 검토하면서 금융당국의 단호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환경과 그에 대한 집행도 중요하지만 이에 발맞춘 상장사·금융투자회사 등 시장 참여자의 동참도 필요하다. 불공정거래 행위자는 끝내 처벌받는다는 인식 전환이 더해진다면 이 모든 노력은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를 쌓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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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믿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믿고 본다'의 줄임말로 여기에 담긴 의미가 새삼 와닿는다. 가성비가 중요한 요즘 사람들에게 시간은 귀한 자원인데 선택의 찰나를 줄여줄 '신뢰'가 쌓였을 때 그 단어가 쓰인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길 바라며 시장관계자와 참여자 모두의 노력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또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