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부동산발 길어진 경제위기에…中 인민은행 '깜짝' 금리인하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8.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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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물 MLF 정책금리 2.85%→2.75%,
올해 1월 0.1%p 인하 이후 7개월 만…
7월 경제지표 예상외 부진에 따른 조치…
사실상 '기준금리' LPR 인하 가능성 주목

/사진=블룸버그/사진=블룸버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와 부동산 경기 침체 심화로 인해 불안한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고자 '깜짝'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기존 2.85%에서 2.75%로,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RP) 적용 금리는 2.1%에서 2%로 각각 0.1%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의 MLF 정책금리와 역RP 금리 인하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지난 1월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두 정책금리를 각각 0.1%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인민은행은 이번 인하 조치는 금융기관의 요구를 완전히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LF 금리는 중국의 실질적인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와 연동되는 만큼 오는 20일 발표되는 대출우대금리(LPR)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돼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매달 15일경 MLF 정책금리와 유동성 공급량을, 20일경에는 LPR를 발표한다.



중국 인민은행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홈페이지중국 인민은행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 추이 /사진=트레이딩이코노믹스 홈페이지
중국은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달성을 포기한 채 고용안정과 물가관리를 우선순위로 놓고, 통화 부양책을 자제해왔는데 이날 돌연 정책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주요 외신과 시장은 이날 발표된 7월 경제지표의 예상외 부진이 인민은행의 금리인하를 끌어냈다고 진단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월 중국 경제활동이 예상치 않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는 활력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중앙은행은 지난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정책 금리를 내렸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경제지표는 모두 시장 예상치와 전월치 보다 부진했다.


7월 소매판매액은 3조5780억 위안(약 69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월의 3.1% 증가와 블룸버그 전망치 5%를 모두 못 미치는 수치다. 7월 산업생산도 3.8% 증가로 전문가 예상치 4.4%와 전월의 3.9% 증가를 모두 밑돌았다. 1~7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5.7%로, 1~6월의 6.1%와 전망치 6.3%를 하회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7월 경제 데이터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제로정책이 서비스 부분을 계속 강타하고, 가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지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나타냈다. 1~7월 부동산개발 투자 누적 증가율은 -6.4%로, 1~6월의 -5.4%보다 더 악화했다. 7월 70개 주요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0.9% 하락했다. 신규 주택 가격은 지난 5월 0.1% 하락한 이후 6월에도 0.5% 떨어지며 낙폭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많은 도시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부동산 시장의 심리 악화에 직면하면서 국내 수요가 감소했다"며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의 공사 중단으로 신규 주택 매매 움직임이 둔화했고, 이는 중국이 직면한 부동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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