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조원 실탄 준비"…신한금융, 한화손해보험 인수 추진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김상준 기자 2022.08.1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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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조원 실탄 준비"…신한금융, 한화손해보험 인수 추진


신한금융그룹이 6위권 손해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 인수에 나선다. 포트폴리오 중 가장 약한 고리인 손해보험사 부문 경쟁력을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KB금융그룹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원수보험료 기준 업계 6위인 한화손보 인수를 추진한다. 한화손보는 올해 3월말 기준 자산 20조원으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에 이은 6번째다.



한화손보는 한화생명의 자회사다. 지분 51.3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대주주는 각각 18.15%와 25.09%의 지분을 보유한 (주)한화와 한화건설이다. (주)한화는 한화건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은 (주)한화가 한화건설을 합병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결정했는데 개편이 완료되면 (주)한화가 한화생명 지분 43.2%를 보유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은행과 카드를 제외한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중 한화손보는 한때 금융당국의 경영관리 대상에 오르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을 때가 있었고, 매각 후보로 자주 이름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2년여 만에 경영관리에서 벗어나고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면서 최근엔 그룹 내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대비 76.4% 많은 15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도 88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6% 많은 순익 성적표를 받을 만큼 안정화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이야기가 구체화되고 사업구조 재편까지 이뤄지면서 매각설도 사그라지는 추세였다.
[단독]"2조원 실탄 준비"…신한금융, 한화손해보험 인수 추진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손보사 포트폴리오가 약한 만큼 한화손보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6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디지털손보사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손보 계열 보강을 위해 이미 여러가지 면에서 '세팅'된 손보사 인수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이 한화손보를 품에 안을 경우 견실한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미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계 4위 규모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는 등 쏠쏠한 재미를 본 바 있다.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7208억원으로 KB금융보다 358억원 적다. 한화손보 실적이 합쳐지면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앞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관건은 돈과 한화그룹의 매각 의지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한화손보 인수를 위해 약 2조원의 실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본다. 현재 한화손보의 시가총액 5860억원을 고려할 때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또 사업구조를 재편중인 한화그룹이 얼마 되지 않은 금융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기준으로는 2조원이 나쁘지 않은 가격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 보험업계에 새로운 회계기준 IFRS17이 도입되면 CSM(계약서비스마진)이라는 수치가 기업가치에 반영돼 보험사 매물이 더 높은 가격대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손보 대주주인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손보 매각과 관련해서는 전혀 검토된바 없고 고려된 적도 없다"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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