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빅5 반기순익 첫 2조 돌파···車손해율 개선 '효자'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2.08.11 15:59
글자크기
손보사 빅5 반기순익 첫 2조 돌파···車손해율 개선 '효자'


국내 5개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유가 상승과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기조를 유지한 영향이 컸다. 최근 수도권 집중호우로 고가 차량 침수피해가 증가하는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발생해 하반기 실적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 (309,000원 ▲2,000 +0.65%)·현대해상 (30,850원 ▼1,500 -4.64%)·DB손해보험 (96,300원 ▼4,700 -4.65%)·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와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 등 5대 손보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2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손보사의 상반기 순익 합이 2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별로는 삼성화재가 74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0.8%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특별배당금 1100억원(세후)을 받았었다. 이를 제외한 순익 증가는 18.9%다. 현대해상이 3684억원으로 44.9%, DB손보는 5626억원으로 32.2%, 메리츠화재는 4640억원으로 58.9%, KB손해보험은 4394억원으로 207.5% 순익이 늘었다.



대부분 회사들이 본업인 보험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린 점이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동차보험 부문 개선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몇 년간 손보사 자동차보험 부문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누적 적자만 3조원 가까이 됐다. 지난해 1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부문 손해율이 개선돼 4년만에 3981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도 1분기 코로나19 재확산과 2분기 유가 상승으로 차량 운행이 줄면서 손해율이 여전히 양호하다. 흑자를 냈던 지난해보다 더 좋은 상황이다. 6월 기준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DB손보 76.5%, KB손보 75.9%, 메리츠화재 74.1%다.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3% 가량으로 여겨진다.


다만, 최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자동차 침수가 잇따르면서 역대급 보험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다. 차량 가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외제차나 국산 고급차들이 많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과 서초지역의 피해가 많았다.

지난 8일부터 이날 오후 정오까지 국내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집중호우에 의한 침수 피해 접수 건수는 9189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1274억원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이후 가장 큰 추정 손해액이 발생한 건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장마와 함께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이 연달아 한반도를 덮쳤을 때로 1157억원이었다.

추가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고, 8~10월은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안그래도 이 시기에는 통상적으로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5~7% 가량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폭우 피해 접수가 지속되고 있어 손해율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며 "8월과 9월 집중호우나 태풍 등의 영향으로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