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 외에도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들어 원자재 가격을 이유로 차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인상폭이 크다. 대표적인 회사가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는 원자재 가격을 이유로 올해에만 6번 가격을 올렸다. 국내에서 지난해 초 6999만원에 출시했던 모델Y 롱레인지는 현재 9664만9000원, 5999만원이었던 모델3 롱레인지는 8469만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는 최근 연식변경을 하면서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일부 사양을 조정하면서 트림별로 310만원, 430만원씩 올랐다. 연말 완전변경을 앞둔 현대차 그랜저는 5월 연식변경 모델로 바뀌면서 최대 192만원, 최근 나온 쏘나타는 97만원 인상됐다. 투싼 하이브리드는 연식변경 모델이 직전 보다 최대 209만원 인상됐으며 최상위 모델인 어드벤처 트림도 추가됐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전기 자동차 브랜드 테슬라가 공급망 문제와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 등으로 미국에서 모든 전기차 모델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모델X는 기존가보다 최대 6000달러 오른 12만990달러로 올랐고, 모델S와 모델3의 롱레인지 차종도 수천 달러 올랐다. 사진은 17일 오전 서울시내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주차된 테슬라 차량의 모습. 2022.06.17.](https://thumb.mt.co.kr/06/2022/08/2022081110481197212_2.jpg/dims/optimize/)
업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자동차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이유로 꼽는다. 코로나19에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치며 차량 생산 차질이 장기화 됐고, 대기 수요는 끝없이 밀려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에도 국내에서만 미출고 대기수요가 110만대에 달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차 값이 이처럼 실시간으로 오르지는 않았다"며 "차량 대기 수요가 많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자신있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이나 완전변경(풀체인지) 이후 가격을 올렸지만 이제는 차량의 연식만 변경해도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난은 2024년이 돼야 풀린다는 전망이 우세한데, 그렇다면 내년에도 이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라며 "가격 인상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쓴 기아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이후 재료비 인상분을 가격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 또한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3분기에는 지난 분기보다 재료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보고 원가 부담을 가격으로 전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대적으로 저렴한 차종은 설자리를 잃어가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수년 전부터 대당 이익률이 낮은 소형 세단·해치백 생산을 줄이고 대신 수익성이 높은 SUV나 픽업트럭, 프리미엄 차종의 비중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에 맞서 수익성이 높은 차종을 보다 많이 생산함으로써 판매대수 감소에 따른 실적 하락을 상쇄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