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처우개선 나선 O2O 플랫폼...서비스 품질 차별화에 총력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22.08.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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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매칭형 플랫폼, 소속 근로자 처우강화로 서비스 프리미엄 경쟁

근로자 처우개선 나선 O2O 플랫폼...서비스 품질 차별화에 총력


필요한 인력·서비스를 연결해주는 O2O(온오프라인 연결) 매칭형 플랫폼들이 소속 근로자들의 처우와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소속 근로자들의 처우와 전문성이 서비스 품질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매칭 속도와 가격 등으로 경쟁하던 초기 플랫폼 시장과 달리 이제는 서비스 품질이 높아야 사용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기사 정규직 고용' 아이엠택시, 프리미엄화로 고속성장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니발 택시 '아이엠(i.M) 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는 이달 초 소속 기사 수 10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0여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기사 채용에는 매주 200여명이 지원하는 등 경쟁률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택시 기사들이 지속해서 업계를 이탈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아이엠택시에 기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고용환경 때문이다. 아이엠택시는 소속 기사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4대 보험에 가입시키고 사납금 등 부담을 없앴다. 고용을 안정시켜 여객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사들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소속 기사들도 '지니 드라이버'로 브랜딩했다. 이에 아이엠택시는 이용자 대상 자체 조사에서 만족도 5점 만점에 4.9점을 기록했다.

이런 전략은 사업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아이엠택시는 지난해 말 출범 1년여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1만명을 기록하더니 이달에는 30만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회원 수도 올해 초 50만명에서 이달 67만명까지 늘어났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차량 고급화는 물론 기사들의 처우를 강화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돌봄·청소 인력 매칭 플랫폼도 "근로자 고용환경 강화"
시니어들에게 요양보호사와 간병인 등 돌봄인력을 매칭해주는 케어닥도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환경을 안정화하고 전문성 높이는 전략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먼저 소속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을 산업 전문가로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케어코디'로 브랜딩하고 종사자 대상 안심보험을 가입시켰다. 그밖에 돌봄 전문성 개발을 위한 무상교육, 건강검진 같은 복지혜택들도 제공하고 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케어닥 관계자는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가 하나의 전문직으로 존중받아야 서비스 품질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케어닥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배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케어닥은 올해 누적거래액 1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타트업 생활연구소가 운영하는 홈클리닝 플랫폼 청소연구소도 소속 근로자들을 매니저로 칭하며 전문성과 처우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배상책임보험에 무상 가입시키고 명절 선물 및 경조사비를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는 고용노동부의 '플랫폼 종사자 특화 직업훈련'시범사업에도 선정돼 교육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청소연구소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설립 5년 만에 누적 343만건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매칭기능, 이미 상향 평준화…서비스 고급화가 살 길"

인력·서비스를 매칭해주는 O2O플랫폼들. 왼쪽부터 아이엠택시, 케어닥, 청소연구소 /이미지=각사제공인력·서비스를 매칭해주는 O2O플랫폼들. 왼쪽부터 아이엠택시, 케어닥, 청소연구소 /이미지=각사제공
매칭형 플랫폼 업계는 앞으로 소속 근로자의 처우·전문성 강화가 플랫폼 간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플랫폼 산업 초기만 해도 플랫폼 업계는 해당 분야 전문가를 가장 빠르게 연결한다거나 최저가 서비스를 찾아주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경쟁했다. 그러나 최근 플랫폼의 매칭 기능 자체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매칭형 플랫폼들이 통상 서비스 품질을 직접 관리감독하기 어려운 긱노동자들을 활용하는 것도 이유다. 가격·속도만으로 경쟁할 경우 서비스품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자 처우·전문성을 강화하지 않으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서비스 품질을 담보할 수 없고 소비자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말했다.

소속 노동자들이 직업의식을 가질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 존중받는 문화를 만드는 긍정적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청소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플랫폼에 가입하는 30·40대 매니저가 매월 전월대비 30% 이상으로 늘면서 비중을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 케어닥 측도 올해 케어코디 가입자 수가 작년 상반기 대비 270%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박재병 케어닥 대표는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물론 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돌봄 환경을 개선하고 소속 근로자들이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현주 청소매니저 대표도 "매니저들이 전문성을 인정받고 노동에 합당한 보상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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