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영업익 1조' 또 해냈지만…통신3사, 가을·겨울이 두려운 이유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2.08.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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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통신3사 영업익 합계 1조1672억원…하반기는 '중간요금제·설비투자' 등 걸림돌

'합산 영업익 1조' 또 해냈지만…통신3사, 가을·겨울이 두려운 이유


SK텔레콤 (50,100원 ▼600 -1.18%)·KT (33,300원 ▼350 -1.04%)·LG유플러스 (9,690원 ▲10 +0.10%) 등 통신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에 이어 거듭되는 호실적이다. LTE(4G) 가입자의 5G 전환이 속도를 내고 신사업 호조, 마케팅비 축소 등이 더해진 결과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최근 도입된 5G 중간요금제가 매출에 부정적 요인인 데다 기지국 증설 등 설비투자 압박도 상당해서다.

KT는 올 2분기(연결기준) 매출 6조3122억원, 영업이익 4592억원, 순이익 3131억원(지배기업 소유주지분 기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늘어났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와 7.6% 감소했다.



6월 말 5G 가입자가 747만명으로 전체 핸드셋(휴대전화) 가입자의 54%를 차지하며 주력인 통신사업 성장세를 이끌었고, 상반기 B2B(기업 간 거래) 수주액이 1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33% 늘어났다. 올 4월 신설한 KT클라우드의 시장 내 리더십, 스카이TV ENA 채널의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 등에 힘입어 그룹사의 상반기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인 3524억원을 기록했다.

KT는 "인플레이션 등 대외환경 변화로 인한 비용 증가, 일회성 인건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디지코'와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그룹 포트폴리오 개편으로 사업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자평했다.



전날 SK텔레콤은 매출 4조2899억원, 영업이익 4596억원, 순이익 2581억원의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6.1% 증가했다. 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이 빠진 영향으로 67.6% 줄었다.

지난 5일에는 LG유플러스가 매출 3조3843억원, 영업이익 2484억원, 순이익 1619억원의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작년보다 매출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5%와 22.2% 빠졌다. 2분기 조기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증가 영향이다.

이로써 통신3사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16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 1분기(1조3202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작년 2분기(1조1413억원)보다는 좋아진 성적표다.


무엇보다도 통신3사의 주력인 이동통신 사업의 수익성 개선 덕분이다. 6월 말 현재 국내 5G 가입자는 2458만명을 기록했고, 연내 3000만 돌파가 예상된다. LTE 대비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높은 5G 이용자 확대는 통신3사에 호재다. 또 클라우드·AI(인공지능)·미디어·구독·메타버스 등 각 사의 비통신 신사업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봄·여름과는 다른 가을·겨울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5G 대중화는 자연스럽게 요금제 다양화 요구로 이어지고, 이는 ARPU 상승세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3사 모두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인데, 기존 7만원대(데이터 100GB 이상)의 고가요금제 이용자들 상당수가 5~6만원대(20~30GB) 요금제로 다운그레이드 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에는 계속되는 5G 품질 논란을 극복하기 위한 장비 투자도 계속돼야 한다. 특히 통신3사의 28GHz 5G 기지국 구축 의무 이행률은 4월 말 기준 11.2%에 불과한데, 정부와 통신3사 모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소강 국면인 3사의 마케팅 경쟁도 3분기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이 잇달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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