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먹구름 껴도 세아제강은 웃는다…왜?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2.08.1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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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먹구름 껴도 세아제강은 웃는다…왜?


철강업계가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해 먹구름이 낀 가운데 강관 수출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골자로 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도 통과되면서 에너지를 운송하는 강관 수요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국내 최대 강관업체인 세아제강도 이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세아제강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97.6% 증가한 718억원이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107.5% 증가한 273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수요 부진,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한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관측하지만, 세아제강은 예외다. 상반기 유가 강세에 따라 유정용 강관 매출이 늘었고 하반기도 강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높게 유지되는 원·달러 환율도 세아제강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 세아제강은 전체 판매 가운데 수출이 55.8%에 달할 정도로 해외 판매 비중이 크다. 수출 제품은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으면 마진이 늘어난다.



고유가일 땐 기름을 뽑으려는 수요가 많아 유정용 강관 주문이 증가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강관 수출은 107만톤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이 중 56%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특히 유정용 강관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미국에 수출된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하원 통과를 앞뒀다.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관련 인프라에 향후 3690억달러(약 481조원)를 투입할 방침이다. 법안에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세금감면과 함께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 및 운송을 위한 인프라 규제 완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파이프라인, 가스 액화 및 저장 설비, 해상 운송을 위한 터미널 등이 늘어나고 에너지용 강관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공급망 확충을 중시하는데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 강관 공장도 인수해 현지 생산법인 SSUSA도 보유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도 갖춰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세아제강은 국내 최초로 유럽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자켓(Jacket) 및 플로팅(Floating)용 강관을 수주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영국에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인 모노파일을 생산하는 세아윈드를 설립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최근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가 늘면서 한국에서도 자켓용 핀파일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다. 세아제강은 2020년 인수한 전남 순천 신텍 공장부지에 해상풍력구조물 자켓용 핀파일 전용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은 현재 후육강관(두께가 20mm 이상인 철판을 이용해 만드는 산업용 파이프)을 생산하는 순천공장에서 해상풍력 구조물 자켓용 핀파일을 생산 중이다.

세아제강은 강관·풍력 구조물에서 확보한 현금으로 수소 및 CCS(탄소포집·저장) 등 저탄소솔루션 분야의 새로운 강관제품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적용으로 강관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등 업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대외변수들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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